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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우울한 현실 비꼬는 ‘발랄한 예술 시위’

등록 2014-01-17 19:29수정 2014-01-18 14:42

[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네이버캐스트 ‘헬로! 아티스트’-옥인콜렉티브 편
‘옥인콜렉티브’는 이정민, 진시우, 김화용이 만든 미술가 그룹이다. 2009년 7월 김화용씨가 살던 서울 종로구 옥인아파트가 강제철거를 당하자 미술가 친구들이 모여 철거 현장을 무대로 전시회를 벌였다. 철거를 앞둔 아파트 옥상에 볼링장을 만들기도 하고, 빈집에 ‘고스트바’를 차려 술잔을 기울였다. 빈집 사이를 거니는 ‘고스트워킹’ 등 젊은 작가들의 발랄한 예술시위가 시선을 끌었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세 사람은 2010년 4월 옥인콜렉티브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그룹 활동을 시작했다. 미술과 예술이 어떻게 사회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예술가의 역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였다.

2010년 첫 전시작품 ‘작전명-하얗고 차가운 것을 위하여’는 옥인콜렉티브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작이다. 전시장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팻말(피켓) 모양의 오브제를 설치하고 ‘모월, 모일, 모시에 모여 어떤 행동을 할 계획이니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쪽지를 남겼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 가운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연락처를 남겼고, 전시회 마지막 날에 팻말 모양 오브제로 홍대 거리에서 눈을 치우는 것으로 전시를 마쳤다. 이 전시회는 여론을 모은다는 것, 공동의 약속을 합의하고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진 기획이었다. 이후 2011년 전시회 ‘작전명-까맣고 뜨거운 것을 위하여’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모티브로 국가가 만든 재난 대피 매뉴얼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를 기수련 동작과 연결한 체조를 만들어 비꼬았다. 2012년 전시회 ‘돈키호테 델 까레’에서는 경제 위기에 처한 스페인 민초들의 정치적 반응을 길거리 연극이라는 형식을 빌려 탐구했다. 이들의 작품 활동은 미술과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예술 형태를 활용해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든다”(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평가를 받는다.

옥인콜렉티브를 소개한 영상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헬로! 아티스트’라는 코너에서 볼 수 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능성과 열정이 넘치는 시각예술분야 작가들을 동영상 인터뷰, 글, 사진 등을 엮어 소개하는 콘텐츠다. 네이버문화재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사회공헌 차원에서 만들고 있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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