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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해고당한 평태씨한테 하나마나한 ‘좋은 조언’

등록 2014-04-04 19:21수정 2014-04-05 14:26

‘에스엔에스 3분 영화제’
‘에스엔에스 3분 영화제’
[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에스엔에스 3분 영화제’, <좋은 조언> 등
자신을 ‘힐링 디제이’라고 소개한 남자가 라디오 부스에서 전화 상담을 받는다. 첫번째 사연을 보낸 용삼씨는 친구의 꾐에 빠져 부루마블 게임을 하다가 뉴욕과 런던, 파리와 서울까지 몽땅 털렸다고 하소연한다. 디제이는 용삼에게 속사포 조언을 쏟아낸다. “일단 열심히 게임을 해주라는 얘기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용삼씨가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주사위 두 개가 있잖아. 이 원칙을 이용하라는 말이야. 긍정적인 마인드로 성실하게…” 하나 마나 한 조언이지만 용삼은 크게 감동하며 “고맙다”고 머리를 조아린다.

‘에스엔에스(SNS) 3분 영화제’(이하 ‘3분 영화제’) 출품작 <좋은 조언>(감독 이신원)은 짧지만 강렬한 블랙코미디다. 힐링이 범람하는 시대에 좋은 조언이 무엇일까를 묻는다. 영화는 현실에 대한 은유와 반전으로 막을 내린다. ‘삼성장군’ 출신 회장을 아버지로 둔 비데회사 상무가 회사 야유회에서 가족들에겐 ‘왕사발’을 주고, 직원들에게 미니컵라면을 준 것에 앙심을 품은 ‘변용철’이 힐링 디제이의 조언에 따라 상무를 저격하는 것으로 결말에 이른다. 마지막 장면에서 범행 현장이 아무런 동요 없이 평화롭게 돌아가는 것으로 묘사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영화에는 용삼, 평태, 변용철이 차례로 등장하는데, 각각 용산 사태, 평택 쌍용자동차 해고 사건,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를 은유하는 듯하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6분20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회의 부조리를 비꼬는 적나라한 대사, 디제이의 실감나는 연기, 빠른 편집과 극적인 반전 등 영화가 갖춰야 할 요소가 알차게 펼쳐진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3분 영화제는 <좋은 조언>을 비롯해 117개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 이 영화제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시대에 영상미디어 작가를 발굴한다는 목표를 내건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제다. 올해는 초단편 영화와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타임랩스 영상,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공모 범위를 넓혀 더욱 풍성해졌다. 본선 작품을 ‘네이버 티브이캐스트’에 올려 4월15일까지 누리꾼들의 심사를 받는데, 당선작은 시청 수와 댓글 반응, 심사위원 평가 등을 합산해 선정한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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