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시집 읽으면서 맛표현 공부해요”

등록 2016-06-12 19:20수정 2016-06-13 09:13

개그맨 김준현. 사진 김성광 기자
개그맨 김준현. 사진 김성광 기자
남지은 기자의 솔직토크 예능 종횡무진 개그맨 김준현
어김없이 손수건을 꼭 쥐고 있다. 워낙 땀이 많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하루에도 서너개씩 적신단다. 겨울에도 갖고 다닌다. “여름에는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지만, 겨울에는 히터를 틀잖아요. 여름에는 밖이 덥고, 겨울에는 안이 덥고. 저한테는 1년 내내 여름이에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은 손수건이 더 필요하지는 않을까. 공개코미디에서 잘 볼 수 없는 김준현은 요즘 방송사를 넘나들며 예능프로그램을 땀나게 누빈다. <3대 천왕>(에스비에스) <맛있는 녀석들>(코미디티브이) <에스엔엘(SNL) 코리아>(티브이엔)에 이어 지난 4일부터 <외.개.인>(한국방송2)도 시작했다. 최근까지 <내 방의 품격>(4월 종영·티브이엔)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1월 종영·티브이엔)도 진행했다.

<개그콘서트>(한국방송2)를 잠깐 쉬고 버라이어티 첫 고정이던 <일밤-애니멀즈>(문화방송)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그가 될까’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지상파의 한 예능 피디는 “보통 뚱뚱한 캐릭터로 인기를 끈 개그맨들은 그 콘셉트 외에는 다른 걸 할 수 없을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고 했다. 김준현이 고정관념을 깨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은 몸개그에 머무르지 않고 연기력 향상 등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이다. 스스로 “잔고민이 많다”는데, <개그콘서트>를 8년간 하면서 ‘이대로 괜찮을까’로 시작된 고민이 생각지도 못했던 ‘버라이어티 진행자’로 그를 이끌었다. “데뷔할 때는 버라이어티는 생각도 안 했어요. 그때그때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렇게 흘러온 것 같아요.”

그러나 인테리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에스엔엘 코리아>에서 앵커로도 변신했지만, <3대 천왕> <맛있는 녀석들>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김준현 하면 여전히 몸개그에서 비롯된 ‘먹방’ 이미지가 떠오른다. <개그콘서트>의 이른바 ‘뚱뚱 캐릭터’에 갇힌 아쉬움은 없을까. 내년 데뷔 10돌을 앞두고, 요즘도 “나의 포지션은 뭘까”를 고민한다는 그를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인근에서 만났다.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판에서 버라이어티로
주어진 것 충실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아요
먹방 쿡방 운도 좋구요

-내년이면 공채 데뷔 10년이에요. <폭소클럽>으로 티브이에 출연한 지는 올해로 10년이고요.

“그러게요. 어느새 이만큼 됐나 싶어요.”

-데뷔 당시 생각했던 10년 뒤 나의 모습인가요?

“완전 다르죠. 버라이어티 진행은 생각도 안 했어요. 데뷔 때는 그냥 <개그콘서트>를 계속할 거라는 의지가 강했었고, 10년 정도 하고 나면 연기자로 폭을 넓히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개그맨 김준현
개그맨 김준현
-실제로 연기 기회도 있었잖아요.

“<부탁해요 엄마>에 한 7회 정도 나왔어요. 그런데 김갑수 선생님이나 다른 분들 연기하는 걸 보니 드라마에 정말 빠져 계시더라고요. 내가 거기서 연기하는 게 튀어 보였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나중에 확실하게 준비되면 하자. 신동엽 선배의 조언도 와 닿았고요. 지난해 6개월 정도 하는 연극 제안이 왔었는데 정극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다 접고 도전하려고 했어요. 그때 신동엽 선배가 그러시더라고요. ‘사람들은 너의 연기를 보러 오는 게 아니라, 김준현이 나오면 웃을 수 있는 걸 기대하는 게 아닐까. 지금 사람들이 너한테 뭘 원하는지 생각해보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대신 연기의 아쉬움은 <에스엔엘>에서 콩트하면서 해소하고 있어요.”

-정작 10년 뒤 김준현은 연기판 대신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네요.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같아요. 데뷔할 때는 버라이어티는 생각도 안 했어요. 뭔가 계획을 갖고 간다기보다는 주어지는 것들을 충실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운 좋게 먹방이나 쿡방 흐름을 탄 것도 있고.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어, 예능 엠시도 되네? 그럼 계속 해볼까’ 뭐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뚱뚱하면 웃긴다 선입견
그걸 깨려고 했죠
시집 문학책 만화 보고
석달전부터 수영 해요

-진행에서도 먹방 이미지가 너무 세서 <개그콘서트>의 ‘뚱뚱 개그맨’ 이미지를 소비하는 느낌도 있어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 먹방 안에서도 진행력을 키운다거나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노력해요. 맛 표현도 그냥 맛있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르게 표현할까 고민하고. 실제로 <내 방의 품격>은 제작진이 <3대 천왕>을 보면서 진행도 할 수 있겠다 생각해서 섭외했다고 하더라고요.”

-맛 표현을 공부한다고요?

“맛을 진짜 와 닿게 하려고 시집이나 문학책도 읽어요. 그 느낌, 그 분위기를 가져가려고요. 시집을 읽으면 그냥 단맛이 아니라 ‘야릇한 단맛’ 식으로 단어를 조합한 표현이 가능해져요. 고소함도 ‘묘한 고소함’이 되는 거고. 만화책도 많이 읽어요. <초밥왕> 전권을 사서 몇번씩이나 읽었고요. 참치 편을 보면, ‘눅진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평소에 우리가 맛 표현을 할 때 눅진하다고는 잘 쓰지 않잖아요. 근데 정말 참치 뱃살은 눅진하다가 딱이에요. 실제로 참치 뱃살 할 때 활용하기도 했어요. <슬램덩크>도 샀어요.”

-농구 만화인 <슬램덩크>는 왜요?

“와~ 하는 다양한 감탄사들이 좋잖아요. 하하하.”

손수건을 꽉 쥐고 있던 왼손을 하늘 뒤로 크게 뻗어 감탄사를 몸으로 표현한다. 표정만 봐도 정말 기쁘게 “와~” 하는 게 느껴진다. 김준현은 <개그콘서트>에서도 표정이나 행동 등으로 즉흥 웃음이 아닌 깊이 있는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려고 노력해왔다. 2007년 <개그콘서트>로 데뷔해 ‘뚱뚱 개그맨’의 입지를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그간 뱃살 노출을 부각시킨 여장 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주던 것을 넘어 ‘뚱뚱 개그맨’들도 정극 연기가 되고 입담도 좋다는 걸 보여줬다. “뚱뚱해야만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뚱뚱해도 맡을 수 있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늘 말했던 게 살을 좀 더 빼서 표정 연기를 더 좋게 하겠다는 거였어요.

“맞아요. 얼굴에 살이 없고 주름이 있어야 표정이 나오는데 저는 표정 연기가 잘 안되어서 폭넓은 연기를 하려면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했죠. 아 그게. 하하. 살이라는 게 마음처럼 잘 안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매번 으레 하는 얘기가 되어버렸는데. 지금은 잘 먹으면서 건강하자 싶어요. 석달 전부터 수영하고 있어요. 먹방을 하면서는 방송에서 맛있게 먹고 이런 사람이 아프면 안 되겠더라고요.”

-여혐 현상도 있고, 여자 개그맨들의 외모를 웃음거리고 삼으면 논란이 되잖아요. 그런데 남자 개그맨들의 외모는 늘 놀림거리가 돼요.

“‘네가지’ 하기 전까지는 좀 그랬어요. 우리끼리 농으로 배에다 돼지도장 한번 찍어봐야 진정으로 뚱뚱한 개그맨이 된다고 말해요. 저도 찍어 봤죠. 그러나 뚱뚱한 ‘돼지’ 캐릭터로만 가는 상황에 고민이 많았어요. 안 웃기면 늘 뚱뚱 캐릭터를 활용해서 웃기게 되더라고요. 그게 ‘네가지’를 하면서는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뚱뚱한 걸 활용해 입담으로 푼다거나 조금만 비틀면 새로운 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괜찮아요. 시청자들한테 공인된 돼지니까, 하하. 실제로 뚱뚱해서 불편한 것도 있고요. 비행기도 좁고, 안전벨트도 못 매고, 보통사람하고는 좀 다르긴 해요.”

개그맨 김준현
개그맨 김준현
-그래도 김준현에 대해서는 뚱뚱한 걸 매력으로 봐주는 것 같아요.

“뚱뚱하면 가벼운 웃음만 주고 말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그래서 신체적인 특징으로 뚱뚱한 걸 과하게 하지 않으려 일부러 조심하는 것도 있어요. 개그맨으로서 단점이기는 한데 어느 선을 지키자는 생각…. 어렸을 때부터 과한 걸 싫어하기도 했고요. 제작발표회 등에서 카메라 앞에서 까부는 것도 잘 못해요.”

이날 인터뷰에 앞서 열린 <외.개.인>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다른 개그맨들과 달리 점잖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잡다하게 회견장을 떠도는 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뉴스도 챙겨 보고, 개그맨들 사이에선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학 철학과 재학 시절 과대표로서 등록금 인상 반대 운동을 한 이야기는 인터뷰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 성격도 진지하다고요?

“술 마시고 그러면 진지한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하고, 늘 뭔가 끊임없이 고민해요. 거창하게 얘기하면 삶에 대한 고찰이랄까. 삶의 방향성이나 약간 멀리 보고 몇걸음 뒤에서 생각해야 하는, 어떤 자세로 내 삶에 임하느냐 뭐 그런 고민들요. 어렸을 때부터 점잖아야 한다, 어디서 까불면 안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그런 것 같아요.”

 -황현희씨랑 술 마시면 정치 이야기밖에 안 한다면서요?

“아휴, 둘이 마시면 안 돼요, 안 돼. 정치 색깔도 달라서 맨날 싸워요.”

-개념 개그맨으로 틀지워진 이미지의 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이 이미지를 좋게 봐주시는 것도 참 좋긴 한데, 사실 전 일상에서도 너무 착하게만은 못하겠더라고요. 전 기분 안 좋은데 사진 찍자 이러면 안 찍어요. 사인도 안 해주고. 특히 밥 먹을 때 그러는 건 서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다 스트레스고, 방송에서 꾸며진 모습일 것 같아서. 그런 점에서 명수 형이나 준호 형이 참 부러워요, 하하하.”

개콘 8년하면서 지쳤어요
슬럼프 온 것도 같고
돌아가 잘할 자신 없어요
그점에서 준호 형 대단해요

그는 술자리 이야기를 하면서 <개그콘서트> 후배들을 자주 언급했다. 방송을 보고 나면 문자를 한다든지, 이런저런 조언을 한다든지 애정이 가득해 보였다. 2년 전부터 <개그콘서트>를 쉬는 데 대한 아쉬움, 개그의 인기가 떨어진 데 대한 선배로서의 책임감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그가 빠진 뒤 <개그콘서트>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세 차례 도전 끝에 어렵게 들어간 꿈의 무대를 떠난 이후 생각이 많아 보였다.

-<개그콘서트>를 오래 쉬고 있어요.

“8년 하면서 지쳤어요. 슬럼프가 온 것도 같고. ‘네가지’ 이후 센 게 잘 안 나오고. 쉬고 싶던 찰나에 다른 방송의 섭외가 들어오면서 나가게 됐는데, <개그콘서트>는 한두달만 쉬어도 감이 떨어져서 못 들어가요. 일주일이 한달 되고 한달이 세달 되고 일년 되고 그런 거죠.”

-<개그콘서트>에 대한 절실함이 없어진 건 아닐까요?

“그런 건가. 어쩔 수 없이 관성화되는 건 있어요. 지금 있는 친구들도 배우들 작품 끝나면 쉬듯이, 두세달 쉬고 새 코너를 하면 좋은데. 우리한테는 작품이니까. 하지만 2, 3개월 쉬면 감이 다 떨어지고…. 준호 형이 대단한 거죠. 그런데 <개그콘서트>를 쉬고 있는 거지 코미디 자체를 쉬는 건 아니에요. <에스엔엘>에서 콩트 연기를 계속하고 있고요. 그건 놓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더 공허해질 것 같고.”

-돌아올 생각은 없나요?

“가서 잘할 자신이 없는 것도 있어요. 생각보다 진짜 어려운 무대예요. 갔는데 빵빵 터지고 역시 김준현이다 이러면 좋은데, 가서 안 터지면 어쩌나 두렵기도 하고요. 양질의 정말 큰 웃음이 나오는 코미디를 지금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슬럼프인가 봐요.”

방송가에서 내 포지션 어딘지
잔고민, 잔스트레스 많죠
코미디언이 하는 코미디영화
멀지만 정확한 꿈이에요

늘 웃고 있는 성격이라, 그의 이런 고민을 감지하지 못했다. 그는 “잔고민과 잔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너무 잘되어서 마냥 즐거워만 할 줄 알았는데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단다. “방송가에서 내 포지션이 어딘지를 정확히 모르겠는 거예요.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시청자들은 나의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새롭게 뭘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에 고민이 끝이 없다. 그런 그가 확실한 것 하나는 있다. 코미디에 대한 사랑이다. “코미디언이 하는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것. 멀지만 정확하게 보이는 꿈이죠.”

<진지토크>에는 빠진, 웃긴 말만 모았다

김준현을 표현하는 키워드

애초 인터뷰 콘셉트 자체가 <김준현과 진지토크>였지만, 그래도 너무 진지했다. 아무리 진지한 남자일지라도, 그는 개그맨이다. 한마디 한마디 기사로 담지 못할 ‘빵 터지는’ 이야기가 중간중간 나왔다. 혼자 웃기 아까운 이야기들을 따로 모았다.

■ <개콘>의 아이콘 “배에 도장한번 딱 찍어봐야 진짜 돼지지~”

“배에 도장한번 딱~ 찍어봐야 진짜 돼지지.” 뚱뚱 개그장맨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한단다. ‘뚱뚱’ 개그맨들은 캐릭터가 겹쳐서 비슷한 체형의 후배가 들어오면 “너 일반인 할거야, 뚱뚱맨 할거야” 물어보기도 한다. 대부분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여장을 하거나, 뱃살에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신체를 이용한 웃음에 집중한다. 그랬던 이미지를 김준현이 깼다. 체형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입담도 되고, 연기도 되는 진가를 ‘네가지’부터 발휘했다. 김준현은 “뚱뚱한 게 개그맨으로서 칼을 하나 쥔 것과 다름없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갇히면 변화할수 없다”고 말했다.

■ 먹선수 “말 없이 먹기만 하면 진짜 맛집”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어린이들은 따라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열심히 먹는다. 일상에서도 먹방을 찍는다고 생각하지만, 요리 프로그램 촬영은 1주일에 이틀. 이날을 위해 평소 식단 관리도 한다. “집에서 흰쌀밥 안 먹고, 잡곡밥 먹고, 콜라나 사이다는 1주일에 한번만 먹으려고 하고. 밀가루도 의식적으로 안 먹고. 삼시세끼 챙겨먹고 야식 안 먹고, 술 좀 줄이고….” 한끼에 공기밥 몇개를 먹던 그가 몸관리를 하는 이유에는 ‘먹방’도 있다. “건강해야 저렇게 맛있게 잘 먹어도 괜찮구나, 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먹방 촬영하는 사람이 몸이 아프면 안 될 것 같아서.” 아쉬움은 방송에서 달랜다. 요리는 다 맛있지만, “프로그램에서 유난히 말이 없으면 정말 맛있어 하는 것”이란다. 맛집 찾는 노하우는? “종로 등 번화가의 간판 허름한 집이죠.”

■ 의외로 애처가 “요리 하는 데만 4시간”

먹기만 잘 먹는 게 아니다. 아내를 위해 요리도 잘한다. 제육볶음이 장기라는데, 특별한 날이나, 너무 바빠 아내를 잘 보지 못한 주말에 특별 만찬을 펼친단다. 인터뷰 전 요리 토크를 준비했더니 “남의 주방에서는 요리를 잘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게 이상하게, 우리 집 주방이 아니면 요리가 안되더라고요. 하하. <3대 천왕>에 나오시는 분들은 스튜디오에서도 맛깔나는 음식을 만들어내시니 정말 대단하신 거에요.” 알고보니 준비하는 데만 4, 5시간이 걸린단다. 아내가 손사래를 칠 듯 하다.

■ 진지맨 “그래도 집에서는 널부러져”

“철학과를 나와서 그런지 일상의 성찰 등에 대한 잔고민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만나면 그는 상상 이상으로 진지하다. 가끔 농담을 하기는 해도, 여느 개그맨들처럼 가볍게 까불지는 않는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개그맨 중에서 신문을 보고 뉴스를 보는 몇 안되는 개그맨이다. 잔고민, 잔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종종 ‘낚시’로 마음을 정리한다. 스트레스 받을 때는 집에 누워 아이스크림 먹으며, 티브이로 드라마 몰아보기도 한단다. “집에선 막 널부러져 있어요.” 최근에 몰아본 건. <동네변호사 조들호>. “아, 연기를 너무 잘해. 요즘 이야기 다 들어있고. 속 시원합니다!”

■ 감성맨 “시집도 읽고, 문학도 좋아하고”

연기가 되는 개그맨.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유행어로, ‘편히 쉬어’에선 정극 코미디 연기로 웃겼다. <에스엔엘 코리아>에서는 앵커로 입담을 과시할 뿐 아니라 다양한 콩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대학 졸업 뒤 무작정 대학로 극단에서 연기를 배웠고, 연기의 감을 익히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려고 <이상문학전집>도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은근 감성맨이다. 악기도 잘 다루고, 시집도 좋아하고, 문학도 좋아하는 그 감성이 연기로 묻어난다.

개그콘서트 ‘네가지’의 개그맨 김준현(왼쪽)과 프로야구 두산의 거포 최준석이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최준석이 팔짱을 간신히 끼자 김준현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개그콘서트 ‘네가지’의 개그맨 김준현(왼쪽)과 프로야구 두산의 거포 최준석이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최준석이 팔짱을 간신히 끼자 김준현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잃어버린 동생아!” 닮은 꼴 최준석(롯데 야구선수)

김준현 하면 자동연상되던 인물 롯데 야구선수 최준석. 원래 닮은 꼴로 유명했는데, 2013년 <한겨레> 주선으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어, 잃어버린 동생인 줄 알았어!” 서글서글하던 김준현 옆에서 어쩔 줄 몰라했던 최준석을 다시 곱씹었다. 두 사람 중 누구 몸집이 더 컸을까? 정답은 김준현.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