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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MBC 라디오야? MP3 랜덤 플레이어야?

등록 2017-09-07 16:43수정 2017-09-08 13:54

문화방송 라디오 피디·작가 등 총파업 돌입
‘에프엠포유’ 모든 프로, 음악 대체…사상 처음
‘표준에프엠’ 뉴스·여성시대 등은 계속 방송
청취자들 “아쉽다”면서도 “파업 지지” 응원
<문화방송>라디오 채널인 에프엠포유(FM4U)의 모든 프로그램이 제작 중단돼 음악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문화방송 라디오 앱 화면 갈무리
<문화방송>라디오 채널인 에프엠포유(FM4U)의 모든 프로그램이 제작 중단돼 음악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문화방송 라디오 앱 화면 갈무리
최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선 진행자의 목소리 없이 음악만 흐른다. 라디오 피디와 작가 등 제작진이 총파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7일 라디오 음악방송 채널인 에프엠포유(FM4U, 91.9㎒)의 편성표를 보면, 정규 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됐고 그 자리를 음악 프로그램이 채우고 있다. 한 채널의 모든 프로그램이 대체 방송으로 편성된 건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라디오 피디들의 제작거부로 한때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됐던 에프엠포유는 31일에야 ‘오늘 아침 정지영입니다’, ‘이루마의 골든디스크’,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같은 일부 프로그램이 재개돼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4일 총파업이 시작되면서 모든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됐다.

국내 최장수 음악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디제이 배철수는 지난 4일 “저는 종교는 없지만 누군가에게 간절히 바라봅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다시 만나도 좋은 방송. MBC 문화방송”이라고 방송 중단소식을 전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작가와 피디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더 이상 방송진행을 할 수 없게 되자 배씨는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가수 이승환은 페이스북에 음악캠프 방송중단 소식을 전하는 영상을 올리고 “괜스레 울컥해진다. MBC, KBS 총파업을 지지하며 응원한다. 철수 형님,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파업이) 끝날 거라 믿는다. MBC가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는 날, 배캠(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출연자로 찾아뵙겠다”고 응원했다.

에프엠포유와 달리 표준에프엠(95.9㎒)의 뉴스 보도와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등의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문화방송은 라디오 뉴스에서도 현 정부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김장겸 사장을 억지로 소환조사 하려 하고, 노조가 청취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명분 없는 파업을 하고 있다는 주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 뉴스도 자유한국당의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노조 쪽이나 반대 논리는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청취자들은 듣고 싶은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쉬움을 파업에 대한 지지로 달래고 있다. “당신들 방송 안해도 하나도 불편한 것 없습니다. 김장겸과 고영주와 부역자들 다 보내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때 열렬한 청취자 되겠습니다”(트위터 아이디 @raf****), “제작 거부에서 문화방송 라디오 계속 음악만 틀어주는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배경음악처럼 처절한 음악만 나온다. 같이 붙잡고 울어야할 판”(트위터 아이디 @iNo****) “문화방송 라디오 에프엠포유에서 음악만 나오는데 심하게 허전하다. 이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문화방송 라디오를 애정을 가지고 들어온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만든 엠비시 사장과 간부들, 이전 정권에 욕을 퍼붓고 싶다”(트위터 아이디 @gin****)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일부 청취자들은 “음악만 나와서 되레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파업해서 노래만 나오는데 나쁘지 않다. 너무 신변잡기로 히히덕 거리는 느낌이라 교통방송만 들은지 오래됐다. 오늘 오랜만에 문화방송 라디오 듣는데 파업 중 선곡은 누가 하는지 참 좋더라”(트위터 아이디 @s1k****), “문화방송 라디오 멘트 없이 음악만 틀다가 청취율 올랐으면 좋겠다”(트위터 아이디 @gih****) 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선곡에 대한 호평이 적지 않은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문화방송 라디오 관계자는 “음악방송 경험이 많은 간부급 사원들 중 일부가 보직에서 사퇴하고 노조에 가입한 뒤 며칠 간격으로 음악 선곡 작업을 하고 있다”며 “노조 역시 (라디오) 전파가 완전히 정지되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에 노무 제공이 아닌 자발적 결정으로 음악을 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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