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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역사왜곡·논문표절 논란’ 설민석 방송 하차…“연구 게을리했음 인정”

등록 2020-12-29 21:12수정 2020-12-29 23:16

SNS 글 올려 “책임 통감하며 모든 방송 중단”
‘벌거벗은 세계사’ ‘선을 넘는 녀석들’ 불똥
스타강사 설민석. 티브이엔 화면 갈무리
스타강사 설민석. 티브이엔 화면 갈무리

스타 강사 설민석(50)씨가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씨는 최근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티브이엔·tvN))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석사 논문표절 혐의까지 제기됐다.

설씨는 이날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글을 올려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를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며 “책임을 통감하여 앞으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제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저에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더 배우고 공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연예 전문매체 <디스패치>는 “설씨의 해당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 내용이 2008년 서강대 교육대학원생이 쓴 논문과 50% 이상 같다”고 보도했다. 김도형 연세대 교수(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가 지도한 설씨의 석사 논문은 학교별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에 있어 부당한 사회적 압력이나 이권을 막기 위해 그 선정 과정과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씨의 프로그램 하차 선언으로 그의 이름을 걸고 방송 중이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등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회까지 방송된 해당 프로그램은 2회 클레오파트라 편에 관해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설씨의 하차로 ‘프로그램 폐지’ 수순까지 밟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2018년부터 출연 중인 <선을 넘는 녀석들>(문화방송) 역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엔과 문화방송 쪽은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방송계는 최근 설씨 뿐 아니라 가수 홍진영의 석·박사 논문표절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조선대가 홍씨의 학위 취소를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설씨도 표절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후속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에선 스타성에만 의존해 사전검증 없이 대중을 상대로 한 강의를 맡기는 방송가의 풍토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에듀테이너로 주목을 받은 설씨가 인기를 끌자 방송계는 그의 전공인 한국사를 넘어 세계사·음악사 등 다른 분야에까지 섭외하면서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재봉 선임기자, 남지은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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