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볕이 그늘로 들어온다팔월 목전에는 볕도 버거운가보다그늘은 기꺼이 자리를 내주고처지와 사정을 서로 묻고 답하며처음 만난 사이에도 알록달록한데지나가던 바람이 어디 길을 묻길래책을 덮고 내가 먼저 가르쳐준다-전욱진 시집 <여름의 사실>(창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