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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중국에 우육면이 있다면 제주엔 고기국수가 있다

등록 2016-10-18 20:40수정 2016-10-27 22:04

[제주&] 제주 돼지, 그 오묘한 맛의 세상

돼지고기 특유 구수한 국물맛 일품
도민 삶의 일부이자 단골 잔치음식
육지 고기와 달리 쫄깃하면서 연해

돼지고기로 맛을 낸 구수한 제주 고기국수는 제주 도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사진은 고기국수의 한 종류인 멸고기국수. 제주 향토음식보존연구원 양용진 원장 등 제공
돼지고기로 맛을 낸 구수한 제주 고기국수는 제주 도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사진은 고기국수의 한 종류인 멸고기국수. 제주 향토음식보존연구원 양용진 원장 등 제공
최근 우육면을 파는 중식당이 늘었다. 쇠고기 사태나 뼈로 우린 국물에 굵은 면을 넣어 맛을 내는 중국의 우육면은 별미로 우리들의 혀를 사로잡았다. 인기가 많다보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운 양념을 첨가한 ‘매운맛 우육면’도 차림표에 등장했다.

우육면의 매력을 알아버린 이들이 제주를 찾으면 반드시 먹는 음식이 있다. 고기국수다. 우육면처럼 고기 특유의 구수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국물을 내는 재료가 쇠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라는 점이 다르다. 농사가 힘들었던 척박한 제주에서 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자리를 돼지가 대신했다. 제주의 돼지는 제주도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제주의 전통화장실 문화인 ‘돗통시(돼지를 뜻하는 ’도새기‘+화장실란 뜻의 ’통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있었다. 돗통시에서 돼지를 사육했다. 돼지는 퇴비생산, 음식물 찌꺼기 처리, 고기 제공 등, 요기하게 쓰였다.

흥겨운 마을 잔칫날, 상에 올라가는 고기도 돼지고기였다.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에 면을 말고 된장을 발라 익힌 돼지고기 몇 점이 올라가는 고기국수는 대표적인 제주의 잔치음식이었다. 공장형 축산농가에서 대량생산하지 않는 제주 돼지는 맛이 육지와는 달랐다. 쫄깃하면서 부드러워 오묘한 맛의 세상을 펼쳤다. 제주 여행객이 늘면서 제주의 향토음식인 고기국수는 반드시 먹어야하는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공항 근처에는 국수거리가 조성돼 있을 정도다. 명가들도 매년 늘고 있다.

돼지고기로 맛을 낸 구수한 제주 고기국수는 제주 도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사진 박미향 기자
돼지고기로 맛을 낸 구수한 제주 고기국수는 제주 도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사진 박미향 기자

제주 고기국수 맛집

* 삼대전통고기국수

가정에서 먹던 고기국수를 최초로 돈을 받고 판 고기국수 전문점으로 알려져 있는 식당이다. 할머니, 며느리, 손녀딸로 이어지는 3대가 식당을 운영해 2012년에는 ’가업승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면이 쫄깃하고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가 투박해 눈길을 끄는 집이다. (제주시 연동 310-45/064-748-7558/6000원/오전 10시~오후 8시)

* 국수회관(삼대국수회관)

관광객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집으로 서울에도 같은 이름의 분점이 있지만 주인은 다르다. 몇 년 전 ’삼대전통고기국수‘와의 원조 논란을 둘러싼 한 소송에서 진 이력이 있지만 여행객들에게는 입소문이 많이 난 식당이다.

(제주시 일도2동 1045-12/064-759-6644/7000원/오후 9시~다음날 오전 6시)

* 자매국수

돼지사골로 우린 국물은 매우 진하다. 본점인 제주점과 노형점 두 곳이다. 자매국수는 국수회관과 더불어 관광객들이 몰려가는 대표적인 고기국수집이다. 30분 이상 줄 서야 맛을 볼 있을 정도로 인기다. (제주시 일도2동 1034-10/064-727-1112/7000원/24시간)

* 효퇴국수

제주산 암퇘지를 사용한다는 이 식당은 관광객보다는 지역민들에게 더 알려진 식당이다. 주문과 동시에 면을 삶기 시작하기에 기다리는 동안 맛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다. 다른 고기국수집과 달리 유부가 들어가는 점이 특이하다. 따로국밥, 멸치국수, 콩국수 등도 판다.

(제주시 삼도1동 533-7/064-721-8779/6000원/오전 11시~오후 2시30분, 오후 5시~ 오후 10시30분)

제주고기국수
제주고기국수

* 올래국수

최근 자매국수나 국수회관 등 유명한 식당들을 제치고 관광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식당이다. 고명으로 올라간 고기의 양이 유난히 많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역사가 오래된 고기국수집처럼 중면을 사용하고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적어 고기국수 입문자들이 많이 찾는다, (제주시 연동 261-16/064-742-7355/7000원/오전 9시30분~오후8시30분)

* 국수와의 미팅

15년 전에 문 연 이 식당은 돼지 뼈를 10시간 이상 끓여 국물을 낸다. 면은 중면이다. 제주 사람들은 본래 소면보다는 중면을 즐겼다. 뽀얀 국물에 보드라운 면이 폭 담겨져 있다. 그 위에 돼지고기와 당근, 김 가루, 파, 깨, 고춧가루 등이 올라가있다.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영업을 해 해장손님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서귀포시 서귀동 254-5/064-732-5210/5000원/저녁 6시~아침 2시)

* 수모루국수

제주산 흑돼지가 재료인 이 식당은 얇게 잘라 익힌 돼지고기 고명이 매력적이다. 1000원을 더 내면 대식가들도 어깨 춤출 정도의 양의 고기국수가 나온다. 콩국수, 감자물만두, 잔치국수,주먹밥도 판다. (서귀포시 서호동 142-18/064-739-5141/오전 10시~오후 4시, 오후 5시~8시/6000원)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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