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누군가에게는 깊은 커피 맛을 즐기는 공간이고, 어떤 이에게는 설렘이 가득한 기다림의 공간일 것이다. 카페는 공개적이고 개방적인 공간이지만, 사용자에 따라 지극히 독립적이며 개인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공기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라이브 음악이 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거대한 음향장비가 아닌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감미로운 목소리 하나만 있어도 카페는 모두 하나가 되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수년 전부터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주인장의 개성을 닮은 카페들이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에메랄드빛 해수욕장과 고즈넉한 돌담이 어우러진 카페의 풍경이 많은 여행객의 발길을 잡았다면 요즘에는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문화가 접목된, 소규모 음악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카페들이 여행객과 현지인들의 마음 마저 훔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곳으로는 엘리엇스 체어, 카페벨롱이 있다.
바다 너머 라이브 음악 물결칠 때
제주 여행은 최고의 낭만여행
도심 자유분방한 ‘엘리엇스 체어’
동쪽 해안도로 끝 시원스런 ‘벨롱’
엘리엇스 체어는 제주시 도심에 있어, 현지인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 곳이다. 각종 기타, 건반, 음향장비가 자유분방하게 놓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에서 광고 일을 하던 주인장은 고향 제주로 돌아와 육지와 제주를 잇는 문화공간인 엘리엇스 체어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3호선 버터플라이, 허클베리 핀, 사우스카니발, 우주 히피, 요조, 소규모아카시아 밴드 등 유명한 뮤지션부터 제주 토박이 뮤지션까지 수많은 팀이 이곳에서 음악회를 열었고 열고 있다. 그렇다고 음악만 좋은 것은 아니다. 샹그리아, 모히토. 뱅쇼 그리고 신선한 야채로 만드는 치즈 샐러드의 맛도 일품이다.
동쪽에는 카페‘벨롱’이 있다. 구좌읍 세화에서 종달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제주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길가엔 크고 작은 카페들이 줄을 잇는데 하도리에 이르면 붉은 입간판이 시선을 끈다. 그곳이 카페 벨롱이다. 널찍한 뒷마당을 가진 갤러리 같은 카페이다.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이고 천장은 높고 시원하다. 커다란 유리 접이 문 너머로 하도리 해안의 시원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벨롱에는 늘 음악이 흘러넘치는데 정기적으로 실력파 뮤지션들의 정기적인 콘서트도 열린다. 또 날씨가 좋은 여름날 저녁엔 야외 공연도 열린다. 카페 앞 잔디밭에 의자가 놓이고 유리 접이문이 모두 개방된다. 일순간 음악의 열기가 넘치는 낭만 가득한 공간이 된다.
음악은 사람들의 감성을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음악이 흐르는 카페는 개인적인 공간임에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과 감성, 이 모두를 이어주는 것이 있다면 아마 여행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제주다. 제주로 겨울 여행을 떠난다면, 문밖으로 넘실거리는 푸른 제주바다가 보이고 그윽한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에 앉아 작은 음악회를 감상해보자. 제주여행이 로맨스가 가득한 음악영화처럼 느껴질 것이다. 공연 일정은 각 카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엘리엇 체어
주소_제주시 구남동5길 14 영업시간_ 월, 목요일 18:00~24:00 / 금, 토, 일요일 18:00~02:00
홈페이지_www.facebook.com/elliottschair
카페벨롱
주소_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652 영업시간 10:00~21:00, 일요일 13:00~21:00 휴일_없음
홈페이지 http://www.bell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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