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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봄바람이 ‘살랑’ 제주…꽃천지 꽃내음 참 좋다

등록 2017-03-30 16:15수정 2017-03-31 16:07

[제주&] 토박이 작가가 권하는 제주 봄꽃 여행
관광객들이 유채꽃이 활짝 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법환동 올레 7코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귀포/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관광객들이 유채꽃이 활짝 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법환동 올레 7코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귀포/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바람의 얼굴이 달라졌다. 부드럽고 따스함이 배어있는 봄바람이다. 마치 앳된 얼굴과 청춘의 얼굴을 동시에 가진 소녀의 얼굴 같다. 이 따스한 봄바람이 대지를 감싸 안으면 서서히 봄꽃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봄꽃이 피어야 진짜 봄이 시작된다.

제주의 봄꽃은 매화에서 시작된다. 매화는 우리에게 가장 먼저 제주의 봄꽃 소식을 알려주는 우체부이다. 눈이 내려 땅이 얼어붙는 혹독한 겨울바람 속에서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려 설중매화(雪中梅花), 혹은 가장 먼저 봄을 느끼게 해준다 하여 제일춘(第一春)이라 불렸다. 예부터 향기가 그윽하여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선비들이 특별히 사랑했다. 남도에서 일찍 피는 꽃으로 알려졌지만, 빠르기는 제주가 제일이다. 2월부터 꽃망울 터뜨려 3월 초순까지 제주를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제주에서 매화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곳은 많다. 서귀포시 시내에 있는 칠십리 시 공원과 걸매생태공원에는 매화나무 군락이 조성되어 있어 무료로 매화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산책하기 아주 좋다. 대정읍 노리매에서는 매년 매화축제가 열린다. 노리매공원은 매화 수목원으로, 매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봄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백매화, 홍매화를 모두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부근 들판에 유채꽃이 활짝 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부근 들판에 유채꽃이 활짝 폈다.
매화가 봄꽃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제주 봄꽃을 상징하는 꽃은 유채이다. 2월 서귀포시에서 피기 시작하여 봄마다 온 제주가 노란 꽃물결로 넘실댄다. 제주 전역에 유채꽃이 피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일출봉과 광치기 해안, 산방산 부근, 중문관광단지, 군산 아래 대평마을, 가시리의 대록산 일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봄마다 유채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 매년 4월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번갈아가며 유채꽃 큰 잔치를 연다. 3월에는 중문관광단지 일원에서 국제유채꽃 걷기대회가 열린다.

연분홍·노랑, 눈닿는 모든 곳이 ‘절경’

유채꽃 명소는 일출봉·산방산…
중문관광단지 주변 걷기대회도
제주대 진입로·전농로에는
‘절세미인’ 벚꽃 흐드러져 황홀경

벚꽃의 꽃말은 절세미인이다. 봄바람에 살랑이며 벚꽃 피면 우리 마음도 꽃송이처럼 흐드러진다. 일본에서 워낙 유명해 원산지가 일본인 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놀랍게도 벚꽃의 자생지는 우리나라 제주도이다. 남원읍 신례리와 제주시 한라생태숲 맞은편 봉개동에서 원조 왕벚나무가 당당하게 자라고 있다. 매년 3월 말 제주에서는 벚꽃축제가 열린다. 제주 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열리는 왕벚꽃 축제와 전농로 일원에서 열리는 서사라 문화거리축제가 대표적이다. 벚꽃이 만발한 제주 풍경은 그야말로 황홀경을 선사하는 화양연화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대학교 진입로에도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 시대 문인들이 매화를 사랑했다면, 동백은 현대의 시인들이 더 마음을 주는 꽃이다. 동백꽃의 매력은 개화가 아니라 낙화이다. 그야말로 낙화로 꽃의 절정을 보여준다. 동백은 눈곱만큼의 망설임도 없이 제 몸에서 탐스러운 꽃 모가지를 뚝뚝 잘라내어 절정을 이룬다. 송이송이 떨어져 있는 붉은 동백의 모습은 슬픔과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하기까지 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에 한 관광객이 서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에 한 관광객이 서 있다.
조천읍의 선흘리 동백동산엔 10만여 그루의 동백이 한꺼번에 꽃을 피워내 장관을 이룬다. 동백동산은 선흘 곶자왈 안에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도 좋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와 위미리 또한 동백으로 유명한 곳이다. 신흥리는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마을로 불리는 곳으로, 300년 이상 된 동백나무가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형언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위미리도 마을 곳곳에 동백나무가 많은 곳이지만, 위미항 근처에 개인이 가꾸어온 위미 동백군락지가 가장 유명하다. 다른 나무 없이 오직 동백나무 150그루로만 숲을 이루고 있어 꽃이 절정인 겨울에는 장관을 연출한다. 안덕면에 있는 동백 수목원 카멜리아 힐은 6만평 부지에 80개국에서 온 500품종의 동백 600그루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주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겨울을 보내고 봄과 설레는 만남을 시작하고 있다. 겨울과의 이별이 아쉬워 꽃샘추위가 잠시 심술을 부리고 있지만 어쨌든 봄은 오고야 만다. 제주에서의 봄꽃 여행으로 찬란하게 찾아온 봄을 느껴보자.

수선화와 매화꽃을 볼 수 있는 곳

노리매공원: 매화가 중심인 현대적 감성 공원이다. 노리매는 순우리말 ‘놀이’와 매화의 ‘매(梅)’를 합쳐 만든 합성어다. 매화뿐만 아니라, 수선화, 목련, 동백나무 등 다양한 꽃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다양한 봄꽃을 볼 수 있다. 그밖에 제주 전통 가옥, 인공 호수, 360도 써클 비전, 3D 영상전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다. 매년 2월부터 3월까지는 매화축제가 열린다. 서귀포시에 있는 걸매생태공원과 칠십리 시 공원에서도 매화를 원 없이 만나볼 수 있다.

노리매공원: 서귀포시 대정읍 중산간서로 2260-15 전화 064-792-8211

걸매생태공원: 서귀포시 서홍로 4-42

칠십리 시 공원: 서귀포시 서홍동 576-9

유채꽃을 볼 수 있는 곳

유채꽃은 3월에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피고 4월부터는 중산간을 수놓아 아름답게 장식한다. 해안지역으로는 산방산 앞 사계리 일대와 성산일출봉 주변 광치기 해안에서 아름다운 유채꽃을 볼 수 있고, 중산간은 표선리와 가시리에 걸쳐 있는 대록산 일대에서 노란 유채꽃 물결을 볼 수 있다. 특히 대록산과 인접한 녹산로(10km)는 유채꽃 도로로 유명하며, 길이 너무 아름다워 2006, 2007년도 건설교통부에서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방산: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로 16

성산일출봉: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84-12

대록산: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68

벚꽃을 볼 수 있는 곳

벚꽃은 잎이 나오기 전부터 꽃봉오리가 열리기 시작하여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꺼번에 피었다 져 버린다. 나무가 잠시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 같다. 3월 말부터 4월 초에 제주 곳곳에서 벚꽃이 만발하기 시작하는데, 제주시 구시가지의 벚꽃이 가장 아름답다. 오래된 도시라 벚나무가 다른 지역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밖에 제주종합경기장, 전농로, 제주대학교 진입로에 피는 벚꽃도 아름답다. 어느 곳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 종합경기장: 제주시 오라 1동 1163-4

전농로: 제주시 전농로

제주대학교: 제주시 제주대학로 102

동백꽃을 볼 수 있는 곳

동백꽃도 제주에 흔한 꽃이다. 제주에서 동백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12월부터 4월까지이다. 동백에는 많은 종류가 있는데 겨울에 피는 동백은 핑크빛 꽃잎으로 지고 마는 애기동백(사상가)이고, 봄에 피는 동백은 애기동백보다 잎이 붉고 봉우리째 지는 토종동백이다. 토종동백 군락을 볼 수 있는 곳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 있는 동백마을과 위미 동백나무 숲이다. 신흥리에서는 300년 넘은 거대한 동백나무를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카멜리아 힐은 토종동백뿐만 아니라 벚꽃도 볼 수 있고, 산책로가 잘 가꾸어져 있어 봄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동백마을: 서귀포시 남원읍 한신로531번길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앙로300번길 23-7

카멜리아 힐: 서귀포시 안덕면 병악로 166(전화 064-792-0088)

글·사진 문신기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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