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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서핑 천국 제주, 파도 리듬에 몸맡기면 나도야 서퍼

등록 2017-08-04 10:01

[제주&] 시원한 여름 해양 레포츠 여행

역동·환상적인 해양 스포츠 천국
파도 다양해 초보도 서핑 가능
정신 혼미 스릴 만점 제트보트 체험
스노클링, 잠수함, 요트 체험도 인기
스탠드업 패들보드는 보드 위에서 패들을 저으면서 바다를 즐기는 레포츠이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한 사람이 개를 데리고 패들보드를 타고 있다. 제주 패들서핑클럽 제공
스탠드업 패들보드는 보드 위에서 패들을 저으면서 바다를 즐기는 레포츠이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한 사람이 개를 데리고 패들보드를 타고 있다. 제주 패들서핑클럽 제공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가수 최성원의 ‘제주도 푸른 밤’은 파도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파도 소리는 노래가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서 길게 이어진다. 파도 소리에 실린 아름다운 노랫말 덕분에 더위에 지친 마음에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하면 당장 공항으로 달려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싶어진다.

제주에는 정말 아름다운 바다가 많다. 에메랄드빛 금능과 협재해수욕장, 맑은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김녕·월정리·세화 해변, 야자수 아래 곱디고운 하얀 모래와 파도가 춤을 추는 중문색달, 검은 모래가 아름다운 삼양해수욕장, 기하학적인 검은 현무암에 거대한 파도가 부딪치며 하얀 거품을 만들어내는 용두암과 대포 주상절리 해변 등 제주 곳곳에는 다양하고 독특한 바다가 숨 쉬고 있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어느 바다를 가도 제대로 된 여름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제주 바다가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해양 레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산섬 제주는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바닷바람은 섬 한가운데 우뚝 선 한라산에 가로막혀 섬 사방으로 퍼지면서 거칠면서도 리듬감 있는 파도를 만들어낸다. 그 덕에 제주는 국내에서 최고의 서핑 파라다이스가 되었다. 투명한 바닷속에는 예술 작품처럼 기하학적인 모양의 현무암이 펼쳐져 있고, 다양한 열대어와 해조류, 형형색색의 산호초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스노클링 천국이 따로 없다. 그뿐이던가! 바다 위에서 호화로운 요트를 타고 선상 낚시도 즐길 수 있고, 잠수함을 타고 깊은 바다를 들여다보며 시원한 제주 바다를 깊이 느낄 수도 있다.

제주시 안덕면 사계해수욕장에서 한 서퍼가 서핑을 하고 있다. 더 블루웨이브 제공
제주시 안덕면 사계해수욕장에서 한 서퍼가 서핑을 하고 있다. 더 블루웨이브 제공
제주에 서핑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초반이다. 오래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꼭 한번 경험해봐야 할 대중적인 레포츠 문화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몇몇 서퍼들만 즐기던 레포츠였지만, 이제는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파도를 가로지르는 서퍼들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제주에는 바람이 동서남북 달리 분다. 그래서 파도가 순한 해변부터 거친 해변까지 다양하다. 덕분에 제주는 서핑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마음껏 파도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핑으로 유명한 해수욕장으로는 중문색달·사계·월정리·이호테우·쇠소깍·하도·곽지 해수욕장이 있다. 곽지·쇠소깍 해수욕장은 파도가 낮아 초보자들이 이용하기 좋고, 사계해수욕장은 낮은 파도부터 중간 파도까지 다양해 초보부터 중급자들에게 적당하다. 중문해수욕장은 파도가 높고 거칠어 중급자와 프로들에게 인기가 좋다.

서핑하기 좋은 해수욕장 주위에는 서핑스쿨이 많아 남녀노소 서핑을 쉽게 배울 수 있다. 기본자세를 배우기 위해서는 한두 시간 강습을 받는 것이 좋다. 파도를 보는 법, 서프보드에 서는 법 등 기본기와 주의 사항을 익히면 바로 바다로 나갈 수 있다. 바다에 둥둥 떠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를 기다리면 파도를 가로지르는 전문 서퍼가 된 기분이 든다. 적당한 파도가 밀려오면 힘차게 무릎을 펴며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파도를 가로지르면 마치 보드와 파도 그리고 내가 하나가 된 것 같은 환상적인 기분이 든다. 넘어진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넘어져도 바다와 한몸이 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서핑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스탠드업 패들 서핑을 추천한다. 스탠드업 패들보드는 서프보드보다 부력이 훨씬 좋은 보드 위에서 패들을 저으면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레포츠이다. 20분 정도의 교육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며, 잔잔한 바다에서도 서핑의 재미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올해 여름에는 꼭 한번 서핑에 도전해보자.

빠르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제트보트가 제격이다. 서귀포시 대포·중문 주상절리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제트보트를 즐기고 있다. 비바 제트 제공
빠르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제트보트가 제격이다. 서귀포시 대포·중문 주상절리 해안에서 관광객들이 제트보트를 즐기고 있다. 비바 제트 제공
서프보드보다 더 빠르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제트보트가 제격이다. 제트보트를 제주 바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75㎞의 빠른 속도로 바다를 달리면 거친 파도조차 힘없이 부서진다. 그래도 배는 멈추지 않고 기차처럼 앞만 보고 달린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배는 속도를 못 이기며 날치처럼 낮은 점프를 한다. 더위를 느낄 새도 없다. 끝이 아니다. 영화에서 나올 법한 360도 회전을 하는데, 심장이 쫄깃해지고 한시라도 빨리 배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진다. 그야말로 스릴 만점이다. 정신이 혼미할 때쯤 배는 속도를 줄이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보여준다. 제주의 기암절벽, 병풍처럼 서 있는 한라산 그리고 고요한 아름다운 바다.

제주 바다의 진짜 매력은 바닷속에 있다. 육지와는 전혀 다른 우주가 펼쳐진다. 스노클 장비를 갖추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육지에서 평범하게 보였던 현무암이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누워 있다. 게다가 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니는 다양한 물고기와 각양각색의 해초들,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소라와 문어의 모습이 신비롭다. 제주 바다 곳곳에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 안전 장비만 잘 갖추고 날씨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제주 바닷속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요즘 가장 인기가 있는 스노클링 포인트로는 제주 한림읍 판포 포구가 있다.

바다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가족 여행자들에게는 잠수함과 요트를 추천한다. 잠수함은 깊은 바다의 황홀경을 보여준다. 수심 40m까지 내려가 돌돔, 감성돔, 자리돔, 가오리 등 각양각색의 물고기와 물결 따라 춤추는 푸른 수초들을 만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에 요트 투어는 대중적인 레저라 할 수 없지만, 제주에서는 비교적 부담 없이 요트를 즐길 수 있다. 바람을 타고 부드럽게 파도를 가로지르는 요트에서 와인과 함께 선상에서 잡아올린 회를 즉석에서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다.

레포츠 여행 정보

더 블루웨이브

사계해수욕장에 있는 서핑스쿨로, 초급자와 중급자가 이용하기 좋다. 국제서핑대회 롱보드 3연승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한 김승민 서퍼가 운영해 더욱 믿음이 간다. 서핑을 잘하는 것보다 어린아이처럼 놀아야 진짜 바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북로 95, 전화: 010-4890-1987

제주 패들서핑 클럽

3년 전 처음으로 제주에서 패들보드를 시작한 곳으로 함덕해수욕장 주변에 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패들보드 국제라이선스 자격증을 갖춘 강사가 3명이나 있어, 안전하게 제대로 패들보드를 강습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스쿠버다이빙, 서핑 캠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주소: 제주시 금산1길 9 전화: 010-5306-2444

비바 제트

최대 440마력 제트엔진과 감속기기를 갖춘 제트보트에다 슬라이딩, 슬리핑, 360도 회전, 피시테일링 등 다양한 기술로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중문에 있는 마리나 항구를 출발해 대포 주상절리대, 중문해수욕장, 갯깍 주상절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예약은 필수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154-17 전화: 064-738-2666 www.vivajet.co.kr

판포포구

에메랄드빛 바다색으로 유명한 금능해수욕장과 가깝다. 물속에 돌은 전혀 없고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으며, 에메랄드 물빛으로 유명하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마을 어린이들의 놀이터였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가 되었다. 그늘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판포1길 6(메가리조트 옆 포구)

제이엠 그랑블루 요트

국내 최초, 최대 알루미늄 세일 요트로, 선내 폭이 9.5m에 이른다. 대포항을 출발해 주상절리를 관람하고, 낚시 체험·돌고래 찾기·선상 다이닝을 즐기고, 다시 대포항으로 입항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아름다운 중문해수욕장과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포로 172-7 제이엠 그랑블루 요트 2층 전화: 064-739-7776

마라도 잠수함

마라도 잠수함을 운항하는 송악산 해안은 다양한 열대어와 해조류, 형형색색 산호가 사는 곳이다. 해저 경관이 제주도에서 가장 뛰어나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다. 잠수함을 타려면 사계항으로 가야 한다. 바닷속뿐만 아니라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 아름다운 사계해수욕장, 용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용머리해안도 볼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형제해안로 13 전화: 064-794-0200

글·사진 문신기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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