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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40년 된 모텔 미도장, 모던한 ‘미도 공화국’ 되다

등록 2017-08-07 10:00수정 2017-08-07 15:29

[제주&] 게스트하우스 기행①
오랜 세월의 흔적 담긴 미도 호스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비젠 빌리지
화순 곶자왈 품에 안은 ‘상수동의 밤’
미도 호스텔 외경
미도 호스텔 외경
여행에서 가장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숙소다. 어떤 숙소를 결정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성격과 여정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십여 년 전만 해도 제주에는 특급호텔·리조트·펜션처럼 종류가 단순했지만, 지금은 호스텔·게스트하우스·독채 펜션·부티크 호텔·프라이빗 호텔처럼 다양해졌다.

숙소 변화의 물결은 올레길 열풍과 함께 시작됐다. 올레길이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객은 제주의 숨겨진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 발걸음에 맞춰 뚜벅이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 게스트하우스(이하 게하)가 하나둘 문을 열었고, 여행자들은 싼값에 머물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인연을 맺는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숙소들 또한 머무는 공간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제주의 역사가 담긴 건물을 이용한 공간, 공연과 전시회와 같은 문화 행사를 주기적으로 주최하는 문화 공간 그리고 중산간 숲과 이웃한 자연 친화적인 공간 등 다양한 숙소로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서귀포의 ‘미도 호스텔’, 제주시의 ‘하도리의 비젠 빌리지’ 그리고 서귀포시 안덕면의 ‘상수동의 밤’은 이런 특징들을 각각 보여준다.

미도 호스텔 건물은 1977년에 문을 연 모텔 ‘미도장’ 건물이었다. 한때는 서귀포에서 규모가 꽤 있는 숙소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되었다. 자동차 브랜드 마케터였던 윤덕진씨는 미도장이 머금었던 시간의 가치를 알아봤다. 6개월의 시간을 투자해 여행의 자유로움과 모던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미도 호스텔’로 탈바꿈시켰다. 완전히 색다른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였지만 미도장의 느낌도 고스란히 남겨 두었다. 공간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도 과거에 쓰였던 문짝과 창틀을 버리지 않고 디스플레이로 사용했다. 미도 호스텔 들머리에 있는 ‘미도 공화국’이라는 문패와 자유·존중·문화 세 가지 이념이 담긴 깃발은 여행의 자유로움을 선사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총 24개의 방은 서관과 동관으로 나뉘어 있고 2인실, 3인실, 4~12인실까지 가격에 따라 다양하다. 동관은 여성 전용이라 여성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다.

비젠 빌리지 외경
비젠 빌리지 외경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비젠 빌리지’는 아마 제주에서 가장 실험적이면서도 멋스러운 숙소일 것이다. 숙소라기보다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작은 마을을 연상케 하는데, 1600평이 넘는 공간에 게스트하우스·펍·카페·편집숍·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을 만든 주인장 최정훈씨는 오랜 시간 서울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다 제주로 내려와 1년이 넘는 동안 비젠 빌리지를 만들었다. 모던한 느낌의 커다란 건물들은 주변 풍경과 어울려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젠 빌리지의 참모습은 건물 안에 있다. 숙소로 이용하는 도미토리·펜트하우스·캠핑 트레일러에는 주인장이 오랜 시간 수집한 외국 유명 디자이너의 빈티지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차 있어 외국의 부티크 호텔 같은 분위기가 난다. 레스토랑 ‘하도 테이블’에서는 텃밭에서 기른 농산물로 만든 맛있고 건강한 요리가 나오고, 카페 비어라운드에서는 맛있는 음료와 맥주가, 디자인 편집숍에서는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인디밴드 공연·음악회·영상회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온종일 비젠 빌리지에 머문다 해도 지루하지 않은 여행을 할 수 있다.

’상수동의 밤’의 아침 밥상
’상수동의 밤’의 아침 밥상
서귀포 안덕면 상수동에 있는 ‘상수동의 밤’은 ‘화순 곶자왈’과 이웃해 있는 친자연적이면서 감성적인 숙소다. 조용한 쉼을 위해 문을 열었다는 이 숙소의 장점은 쾌적한 환경과 함께, 주인장이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만드는 아침밥이다. 여름에는 치자밥·씀바귀나물·김부각 등이 나오는데, 바쁜 일상에서 아침을 먹기 힘들었던 여행객들에게 정성스러운 아침은 감동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객실은 총 세개이고, 모두 2인실이지만, 1인도 이용할 수 있다. 다락방은 나홀로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다.

게스트하우스 정보

미도 호스텔

주소: 서귀포시 동문동로 13-1/ 전화: 010-5762-7627

비젠 빌리지

주소: 제주시 구좌읍 하도9길 72/전화: 064-784-8216

상수동의 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서동로56번길 19-9/전화: 010-4732-9771

글 문신기 여행작가, 사진 각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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