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정말 놀이공원 가는 거예요?”
다섯 살이 된 큰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되물었다. 두 살 때 제주로 건너온 아이는 아직 놀이공원에 가본 적이 없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놀이공원에 간다니 혼자서도 척척 옷을 갈아입더니 양말까지 스스로 찾아 신었다.
11월25일 두 아이와 함께 찾은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 신화테마파크는 제주 유일의 대형 놀이공원답게 입구에서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라바와 오스카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꾸민 정문을 지나자 롤러코스터와 플라잉 월 등 대표적 놀이기구들이 나타났다. “이거 타볼까요!” 겁도 없이 큰아이가 롤러코스터인 ‘댄싱 오스카’ 입구에서 손을 잡아끌었다. 그래 한번 타보자. 아뿔싸, 생각보다 빠른 속도의 롤러코스터는 어른이 타기에도 무서웠다. 아이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비명을 질러대더니 한 바퀴가 끝나자 “조금밖에 안 무서웠어요. 또 탈래요!”라며 신났다.
거대한 용 모양의 기차를 타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오스카 드래곤’과 거대한 찻잔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벅스 댄스’, 라바 캐릭터로 구성된 ‘라바 스위트 회전목마’ 등 생전 처음 접하는 놀이기구 앞을 아이들은 떠나지 못했다.
걷기를 거부하고 안아달라고 떼를 쓰곤 하는 둘째도 대형 미끄럼틀과 밧줄로 만들어진 구름다리 등이 있는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얼굴이 벌게지도록 신나게 뛰어놀았다. 4D 영화관인 ‘로터리 파크 시어터’와 유명 캐릭터 라바의 모험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라바를 찾아서’ 코너도 인기 만점이다.
어른들이야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역동적인 ‘재미’를 찾을 수 있는 테마파크가 도내에 생겼다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선택지 하나가 늘었다는 의미도 된다.
적극적으로 ‘예스 키즈 존’을 표방하고 있는 제주신화월드는 사시사철 ‘어린이의 천국’이다. 뜨거운 여름에는 대형 워터파크에서 즐기고, 한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날씨를 유지해 야외 테마파크에서 뛰어놀기에 어려움이 없다.
제주신화월드 신화테마파크 놀이기구에서는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이 떠나지 않는다.
테마파크 내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그라운드’.
테마파크 외에도 즐길 거리는 차고 넘친다. 가상현실을 통해 영화 <트랜스포머>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전시관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얼라이언스’ 오토봇 군단의 일원이 된 듯한 환상에 빠져든다. 어른 키보다 큰 대형 ‘옵티머스 프라임’의 구석구석에 준비된 모니터를 들이대면 로봇 내부 구조가 훤히 드러났다. 가상현실을 통해 직접 오토봇이 되어 팔다리를 움직여보는 코너도 있었다. 서울에서 여행을 왔다는 박윤재·윤우 형제는 연신 오토봇들과의 교신을 시도하며 즐거워했다. “<트랜스포머> 영화 시리즈는 모두 봤어요. 신기한 게 너무 많아요.” 11살이 된 형 윤재 군은 한순간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서머셋 리조트나 메리어트 리조트, 가족 친화형 프리미엄 리조트를 표방하는 신화 리조트 등의 숙박 시설도 구석구석 놀이터와 아기자기한 전시관 등을 갖춰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손색이 없다. 리조트 내에는 키즈카페도 운영하는데, 일반 키즈카페와 비슷한 가격대에 더 널찍하고 한산해 도민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4살 된 딸과 이곳을 찾은 박서진(38)씨는 “신서귀포에 살지만 이곳에 자주 놀러 온다. 딸이 이곳 키즈카페를 좋아한다”고 했다.
테마파크 이용료는 성인 3만9000원, 소인 2만9000원이며 동절기(11월~3월) 요금은 1만9000원이다. 키즈카페 요금은 2시간에 1만2000원이다. 이용 문의는 전화 1670-1188이나 누리집(www.shinhwaworld.com)으로 하면 된다.
글 ·사진 송호균/제주도민이 된 육아 아빠·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