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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열흘간 축제 시작…69개국 209편 상영

등록 2023-10-04 17:28수정 2023-10-06 17:05

4일부터 13일까지 진행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에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왼쪽부터), 장건재 감독, 배우 주종혁, 배우 김우겸, 윤희영 프로듀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에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왼쪽부터), 장건재 감독, 배우 주종혁, 배우 김우겸, 윤희영 프로듀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열며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했다.

배우 박은빈의 단독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공석인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대신해 배우 송강호가 저우룬파(주윤발) 등 부산을 찾은 게스트들을 맞이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장건재 감독이 연출한 ‘한국이 싫어서’가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장강명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로 옮겼으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프로젝트 마켓에서 처음 기획안이 공개됐던 작품이다. 개막식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건재 감독은 “부산영화제에서 뿌린 씨앗을 잘 키워서 다시 데려온 거 같아 감회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열렸던 1996년부터 관객으로 해마다 영화제를 찾았다는 장 감독은 “1회 때 남포동 거리를 걸으며 언젠가 내 영화를 만들면 부산영화제에서 틀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꿈을 꿨는데 개막작으로 선정돼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촬영을 전공한 장 감독은 2014년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부산에서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이 싫어서’는 집부터 회사까지 편도 두시간의 고달픈 출퇴근을 하던 계나(고아성)가 직장생활과 안정적인 연애에 답답함을 느끼다가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한국이 싫어서” 찾아간 뉴질랜드는 그에게 해방감을 주지만 또 다른 인생의 과제들을 안긴다. 영화는 계나와 함께 다양한 또래들의 초상을 보여주며 지금의 ‘젊은이들’은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지 여러 결의 질문을 던진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대행은 “영화나 드라마가 젊은 친구들을 다룰 때 생략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한국이 싫어서’는 이런 이야기와 현실의 고민들을 가감없이 담아 우리의 삶을 정직하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영화”라며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말했다.

‘한국이 싫어서’ 스틸.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한국이 싫어서’ 스틸.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주인공 계나를 연기한 배우 고아성은 골절 부상으로 이날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뉴질랜드로 떠났지만 자신의 꿈을 찾는 인물을 연기한 주종혁은 “영화를 찍으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6년 동안 뉴질랜드 유학생활을 할 때 만났던 형들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내가) 연기를 하기 위해 뉴질랜드 유학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것처럼 각자의 삶을 살기 위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부산 영화의전당 등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재미교포 영화인들의 활약을 조명하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이 열려 배우 윤여정에게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영화 ‘미나리’(2021)의 정이삭 감독과 배우로 활동 중인 저스틴 전, 인기 배우 존 조 등이 내한한다.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배우 윤정희와 3월 타계한 일본의 영화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를 추모하는 특별 상영전도 열린다.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주윤발의 대표작 ‘영웅본색’과 ‘와호장룡’ 그리고 신작 ‘원 모어 찬스’도 관객을 찾아간다. 또 특별기획전으로 최근 아시아 신흥 영화 강국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 작품을 조망하는 ‘인도네시아 영화의 르네상스’가 마련돼 12편이 상영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3일 저녁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각 부문 시상식에 이어 폐막작 ‘영화의 황제’ 상영으로 열흘 간의 장도를 마무리한다.

부산/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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