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40)
19일 개봉 ‘500만불의 사나이’ 주연
“당신을 위해 시나리오 썼다”
천성일 작가 제안에 용기 내
로비자금 둘러싼 코믹 소동극
“대사 발성에 ‘공기’ 없다 혼났죠”
“당신을 위해 시나리오 썼다”
천성일 작가 제안에 용기 내
로비자금 둘러싼 코믹 소동극
“대사 발성에 ‘공기’ 없다 혼났죠”
박진영이 주연이라고 하면, 대뜸 ‘자기가 투자해서, 주연을 맡았을 것’이란 생각마저 들 것이다.
“지난해 초 영화 <7급 공무원>을 쓴 천성일 작가에게 제가 기획하는 영화에 대해 물어보려고 갔어요. 대중가요판 ‘셸 위 댄스’에 관한 영화였죠. 그런데 역제안을 하더군요. 2009년 말 내 콘서트를 봤는데, ‘2시간30분간 연기하는 것 같았다’며 나를 위한 시나리오를 썼다고요. 날 놓고 만든 옷(작품)이니까, 내 옷 같아 용기를 냈죠.”
총 제작비 25억원인 <500만불의 사나이>에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가수 박진영(40)의 돈은 “(소속 가수인) ‘2피엠’의 앨범 제작비 절반인 3억5000만원 정도”만 들어갔다.
흥미 삼아 영화 쪽에 한 번 발을 슬쩍 걸친 것도 아니다. “1994년 가수 데뷔 때보다 더 떨리는 신인배우”라는 그는 “두 번째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젊고 재기 발랄한 신인 감독과 만나 저예산 바닥에서 뒹구는 쾌감”을 즐기고 싶다며 “독립영화 감독들이 제이와이피(JYP)로 주저 없이 연락해 달라”고까지 했다. 최근 회사에 영화를 제작할 영화사업부도 만들었다. “분명히 떨어질 것”이라 했지만, 미국에서 영화 오디션도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 “멋진 콘텐츠로 사람들을 웃고 울리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이런 얘기하면 배부른 소리라고 하는데, 절대빈곤에서 벗어나는 순간, 사실 돈과 행복은 상관이 없어져요. 올 초엔 미국 메이저 음반사가 제이와이피 인수를 제안했어요. 액수도 묻지 않고 거절했죠. 돈이 많으면 뭐 해요? 회사 팔면 난 뭘 하죠? 돈 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가슴 뛰고 설레는 것을 하면 눈이 번쩍 뜨이잖아요. 전 행복해지는 게 목표입니다.”
첫 영화 주연으로까지 나선 것은 눈이 번쩍 뜨이게 할 만큼 흥분된 일이었기 때문이라는 건데, 그 첫 결과물인 <500만불의 사나이>가 19일 개봉한다. 로비자금 500만달러를 배달하다가, 이것이 자신을 죽이고 돈을 빼내려는 상사의 음모란 걸 알고 반격에 나서는 대기업 부장 역을 맡았다. 조성하·조희봉·오정세도 출연한다. 거액을 차지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 소동극이다.
지난 2일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박진영은 10년 전 1인 창무극의 대가 공옥진 선생의 <심청전> 공연에서 받은 심적 충격에서, ‘왜 연기까지 하느냐’는 물음의 답을 건져 올렸다.
“두 시간 동안 심청전을 끌어가는데, 연기와 노래의 경계가 없었죠. 멜로디를 붙이면 노래이고, 안 붙이면 연기였던 거죠. 연기와 노래의 동질감을 느꼈어요. 노래하고 연기하는 딴따라, 광대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도 연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스타> 심사위원 당시 참가자들에게 “공기 반, 소리 반이 좋은 발성”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번 영화 촬영 도중 감독한테서 “대사 발성에 공기가 없다며 많이 혼났다”며 웃었다.“긴장해서 숨을 참고 대사를 했기 때문”이다.
“내 유일한 기술은 몰입해서 느껴지는 진심을 그대로 표현하는 건데, 감독님이 그게 아니라고 하면 나에겐 다른 연기기술이 없으니까 탁 막히는 거죠. 한 장면을 20~30번씩 찍은 적도 있어요.”
“내가 제작한 영화라면 손해를 봐도 다시 벌면 될 텐데 남의 돈으로 찍은 영화라 부담이 크다”는 그는 소속 가수 ‘원더걸스’의 미국 재활동 등 회사 대표로서도 할 일이 많다. 그는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끝까지 자신의 취향을 버리지 않았듯, ‘애플’처럼 취향이 있는 회사, 빌 게이츠의 따뜻한 눈빛을 가진 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백발 머리로 댄스무대를 서는 게 목표”라는 그는 이제 영화 쪽에서도 의미 있는 성취를 남길까? 그는 “실패했더라도 새롭게 도전했다면 그건 패착이라고 할 수 없다”는 말로 우려와 두려움을 걷어 냈다.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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