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레터>에 출연한 나카야마 미호.
<러브레터> 이와이 순지 제작
나카야마 미호 주연의 <새 구두를 사야해> “오겡끼데쓰까.” 영화 <러브레터>에서 배우 나카야마 미호는 이 한마디로 무수한 남심을 흔들었다. 팬들은 그가 영화에서 후지이 이츠키였는지, 와타나베 히로코였는지 혹은 둘다였는지 기억하지 못해도, 맑은 눈망울로 등반 중 숨진 옛애인이 잘 지내는지 산을 향해 묻던 청순함을 여전히 기억한다. 나카야마 미호가 영화 <새 구두를 사야해>의 여주인공 아오이역으로 돌아왔다. 일본 영화를 ‘잔혹하거나, 동화같거나’ 둘 중 하나로 따져보면 전형적인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다. 영화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집 나간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다. 프리랜서 잡지 기자인 아오이는 바람둥이 프랑스인과 결혼했다가 이혼 뒤 아이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병으로 아이를 잃게 되고, 아이가 아끼던 고양이마저 3년전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때부터 그는 떠난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안고 산다. 아오이는 아들의 죽음 이후 새로운 만남에서 또 다른 상실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는 에펠탑을 좋아한다. “에펠탑은 늘 그자리에 있잖아요.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니까.” 어느날 아오이는 세느 강변에서 젊은 사진가 센(무카이 오사무)의 여권을 밟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구두 뒷굽이 부러진다. 우연처럼 찾아온 만남 이후 이들은 단 이틀새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를 쌓는다. 구두 뒷굽을 정성스레 고쳐주고, 우연히 자기집으로 오게 됐다가 “불편해 할까봐” 욕조에서 잠이 든 남자. 아오이는 센을 통해서 변화한다. 일본에서 사진가로서 정체성을 잃었던 센은 파리에 왔다가도 길을 잃는다. 그 역시 아오이와 함께 파리를 여행하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회복한다. “나도 아오이씨의 에펠탑이 되고 싶은데….” 센은 짧은 고백을 남기고 다시 일본으로 떠난다. 어느날 아오이의 집으로 일본에서 작은 선물이 도착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무한 보호본능을 일으키며 마치 늙지 않을 것 같던 나카야마가 어느덧 43살이 됐다. 동화책에 나올 듯한 얼굴에도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았다.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츠지 히토나리와 결혼하면서 남편 성을 따라 이름도 츠지 미호로 바뀌었다. 하지만 나카야마 미호를 좋은 추억으로 담고 있는 팬들이라면 여전히 청량감을 주는 연기를 즐길만 하다.
18년전 <러브레터> 감독을 맡았던 이와이 순지가 이번엔 제작자로 다시 호흡을 맞췄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감독으로 나서 특유의 아련한 멜로디를 전한다. 연출은 키타가와 에리코 감독이 맡았다. 드라마 <뷰티풀 라이프> 등으로 일본 드라마 ‘시청률 제조기’라 불리는 작가 출신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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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재 기자의 홍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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