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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온 음악 제목이 궁금해 엔딩 크레디트를 유심히 살펴본 경험이 있나요? 극장을 나온 뒤에도 음악이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은 경험은요? 종합예술이라 일컫는 영화에서 때론 음악이 그림이나 대사보다 기억에 더 오래 남기도 하죠. 그런 음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제가 있습니다. 매년 8월께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대표적이죠. 가고는 싶지만 너무 멀다고요? 그런 분들을 위해 또 하나의 영화제를 소개합니다. 다음달 6~15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열리는 ‘제7회 필름 라이브: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제의 주된 콘셉트이기도 한 ‘글램’ 섹션이 가장 끌리더군요. 글램록이란 음악이 있습니다. 짙은 화장, 화려하게 물들인 머리칼, 중성적이고 퇴폐적인 의상, 시각효과를 강조한 무대 연출 등으로 특징되는 록 장르죠. 영국 글램록의 아이콘 데이비드 보위가 지난해 발표한 10년 만의 신작 <더 넥스트 데이>가 생각나네요. 아니나 다를까, 영화제에서 보위의 뮤직비디오는 물론, 보위를 모델로 한 영화 <벨벳 골드마인>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무삭제 버전을 처음 선보인다고 하네요. ‘싱얼롱 낫얼론’ 섹션에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네요.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자리라고 합니다. 헤비메탈의 거목 메탈리카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경계를 허문 지드래곤의 <원 오브 어 카인드>, 뮤지컬 영화의 고전 <오즈의 마법사> 등이 상영된다는군요.
신작 가운데선 캐나다 록 밴드 아케이드 파이어가 음악을 맡은 영화 <그녀>,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등 최고의 스타 뒤에서 활약한 백업 가수들의 얘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을 추천합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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