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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예술영화관 걷어찬 영진위

등록 2015-10-13 20:38수정 2015-10-13 23:03

시네 플러스+
여러분은 영화를 보기 위해 아트나인, 씨네코드선재, 씨네큐브 등 예술영화전용관을 방문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예술영화전용관은 일반 상영관에서는 만나기 힘든 작은 규모의 예술영화를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전국적으로 30여개 정도가 있습니다. <워낭소리>, <비긴어게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등은 예술영화전용관에 힘입어 일반 상영관까지 확대 상영되면서 관객몰이에 성공을 했답니다.

하지만 최근 예술영화전용관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지난 10여년 동안 잘 운영돼 온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사업’을 폐지하고 ‘예술영화 유통 배급 지원 사업’을 새로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업은 전용관 자체를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영진위가 선정한 48편의 영화에 대한 상영지원을 하는 방식인데요. 지금까지는 전용관들이 상영할 영화를 직접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영진위가 선정한 특정 영화를 상영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이빙벨>처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를 상영하면 지원을 받기 어렵게 된 셈이죠.

심지어 이 사업은 ‘위탁’으로 운영됩니다. 영진위는 최근 위탁업체로 (사)한국영화배급협회를 선정했는데요. 위탁수행단체 공모에 이 단체 한 곳만 응모를 했다고 합니다. 이름만 보면 영화배급을 하는 전문단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1999년 영화가 아닌 비디오물의 기획·제작·판매·유통업자들이 권익 보호를 위해 결성한 이익단체인 (사)한국영상협회에서 출발했습니다. “예술영화의 배급과 상영관 확보는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위탁수행자를 선정하겠다”던 영진위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 단체죠.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은 지난 8일 성명을 내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은 영화인과 관련 단체, 관객들마저 시행을 반대했던 사업이기에 응모 단체가 단 한 곳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한국영화배급협회가 한국 독립·예술영화 극장 배급에 어떤 활동 경력을 가졌는지 불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전용관모임은 “위탁수행자 선정 결과를 무효로 하고, 예술영화 유통 배급 지원 사업도 즉각 중단하라”고 영진위에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영화의 힘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누구나 다채로운 영화를 보고 논쟁과 토론을 벌일 수 있죠. 자신들이 골라주는 영화만 봐야 할 만큼 우리의 의식수준이 미성숙하다고 보는 영진위와 정부를 향해 이젠 관객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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