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플러스+
월드컵 시즌인 요즘. 밤새워 경기를 보느라 학교에서, 일터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가 12시간이나 되는 바람에 특히 한국 경기는 관람에 애로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죠.
드디어 지난 18일 아침 7시, 러시아를 상대로 한 한국의 첫 경기가 열렸는데요. 광화문에 약 7000명, 영동대로에 약 5000명의 인파가 모여 거리응원을 펼쳤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때는 영동대로에만 약 30만명이 운집했던 것에 견줘 다소 저조한 수치랍니다. 시차는 물론 세월호 분위기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극장가도 월드컵 응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시차가 7시간에 불과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극장가는 대형 스크린 생중계로 톡톡히 재미를 봤죠. 그래서 이번에도 대형 멀티플렉스인 씨지브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한국전 생중계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침 7시(러시아전), 새벽 4시(23일·알제리전), 새벽 5시(27일·벨기에전)라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거리응원과 마찬가지로 극장 응원도 관객 동원율이 높을 수는 없을 듯한데요. 출근이나 등교 시간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시간에 자유로운 사람들만 극장을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실제로 이는 수치로도 증명이 됩니다. 전국 32개관에서 한국전을 생중계한 씨지브이는 18일 좌석 점유율이 59.2%를 기록했습니다. 남아공 때 78.6%에 견주면 19.4%포인트 낮은 수치입니다. 전국 10개관에서 중계한 롯데시네마 역시 남아공 때 70%에 견줘 현저히 낮은 36.2%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극장가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한다면 극장 예매율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각종 이벤트를 마련해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씨지브이는 심야영화 2편과 월드컵 생중계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월드컵 패키지’를 2만원에 선보입니다. 메가박스 역시 중계 당일,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 시작하는 모든 영화를 5천원에 제공한다고 하네요. 6월 극장가 표정도 대표팀의 선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입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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