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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과 극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국내 유일의 영화제인 ‘제11회 이비에스(EBS) 다큐영화제’가 오는 25일 개막을 앞두고 논란을 빚었습니다. 영화인들이 지난 11일 영화제 참여를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이유가 뭘까요?
이번 영화제에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주요 후원자로 참여하는데다 ‘이스라엘 다큐 컬렉션’과 콘퍼런스,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19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1만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대항하는 직접적인 움직임인 ‘비디에스(BDS) 운동’불참(Boycott)·투자중단(Divestment)·경제제재(Sanctons)이 벌어지는 등 전세계가 떠들썩한 상황입니다.
영화인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다큐영화제 참여를 거부하고 나섰던 겁니다. 영화인들은 성명을 내 “이번 영화제는 의도와 무관하게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입장을 밝히며 “영화제 쪽이 콘퍼런스 및 강연을 포함한 특별전 취소와 이스라엘 대사관과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성명에는 <송환>의 김동원 감독을 비롯해 <두 개의 문>의 김일란 감독, 김조광수 감독 등 129명의 영화인들이 참여했습니다. 결국 영화제 쪽은 뒤늦게 영화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스라엘 특별전과 콘퍼런스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영화제 쪽은 13일 “유감스럽게도 최근 중동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 소지를 피하고자 올해 부대행사로 검토해온 이스라엘 특별전과 콘퍼런스를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축제여야 할 영화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때문에 얼룩진 셈인데요. 영화인들의 이런 움직임과 연대가 팔레스타인에 자그마한 ‘희망’이 됐기를 바랍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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