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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옛날 영화들의 재개봉 소식이 많이 들려옵니다. 이런 현상은 몇 년 전 시작됐는데, 필름의 손상된 부분을 복원하고 디지털화하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영화 개봉 소식도 덩달아 늘기 시작했죠.
옛 영화가 재개봉 할 때는 대부분 계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달 20일 13년 만에 재개봉하는 <메멘토>의 경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11월6일 개봉)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려 2시간49분짜리 대작 영화 개봉에 맞춰 놀란 감독의 전작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거죠. 그의 초기 대표작이자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메멘토>는 첫 개봉 때인 2001년 영화팬들 사이에서 ‘아이큐 테스트용 영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죠.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메멘토>와 같은 날 재개봉하는 고전영화 <테스>도 눈길을 끕니다. 1979년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가 만나 만든 이 영화는 당시 아카데미상 6개 부분에 후보로 오르는 등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죠. 최근 프랑스 칸국제영화제가 진행하는 클래식 복원 프로그램 덕분으로 재개봉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리마스터링 재개봉 외에 특별상영 형태의 재개봉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5~29일 재개봉 한 최진실·박중훈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최근 리메이크된 신민아·조정석 주연의 동명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특별상영을 한 경우인데요. 앞서 존 카니 감독의 신작 <비긴어게인>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다양성 영화로는 ‘대박’을 치자 감독의 전작인 <원스>가 특별 재개봉을 한 사례와 비슷하네요. 심지어 <원스>의 경우, 특별상영을 놓친 관객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시네코드 선재 등 일부 다양성 영화 전문상영관에서 재상영에 돌입하기도 했답니다.
집에서 다운로드해 편히 볼 수 있는 옛 영화를 극장판으로 보고싶어 하는 열혈 팬들의 성원이 바로 재개봉 영화의 힘이었네요.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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