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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리메이크 왜 숨기죠

등록 2015-04-21 19:09수정 2015-05-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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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에서도 리메이크가 유행인데요. 옛 작품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해석한다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지만, 한편에서는 소재의 고갈로 인한 영화적 상상력의 부재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오늘은 리메이크 얘기를 하려 합니다.

혹시 지난 9일 개봉한 <장수상회> 보셨나요?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까지 유심히 본 관객이 아니라면 이 영화가 미국 영화 <러블리 스틸>(2010)의 리메이크 버전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셨을 겁니다. 엔딩 크레디트에 ‘원작: 러블리 스틸’이라는 글씨가 깨알같이 적혀있기는 합니다만, 투자배급사인 씨제이이엔엠은 이를 기자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았습니다. 씨제이 쪽은 “반전이 중요한 영화라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마케팅 기법일뿐, 판권을 구입했기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좀 다른데요. 정지욱 평론가는 “리메이크 여부는 영화의 기본 정보인데 숨기는 것은 문제다. 관객 입장에서는 사실을 알고나면 속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장수상회> 뿐만이 아닙니다. <감시자들>(2013)은 홍콩 영화 <천공의 눈>(2007)을,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은 아르헨티나 영화 <내 아내의 남자친구>(2008)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요. 이들 역시 리메이크 사실을 내놓고 알리지 않은 탓에 누리꾼 사이에서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내 아내의…> 경우 청룡영화제 각본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일부 영화인들은 “각색상도 아니고 각본상은 걸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죠.

리메이크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홍콩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로 2007년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리메이크 사실을 숨기는 것은 좀 비겁하지 않나요? 관객들에겐 영화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답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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