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미지의 세계> 이자혜(25) 작가가 미성년자 성폭행을 방조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작품 출간과 연재가 잇따라 중단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웹툰 플랫폼 레진 코믹스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자혜 작가의 과거 잘못을 인지하게 되었다”며 “19일자로 <미지의 세계> 연재를 중단하며 앞으로 해당 작가와의 신작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미지의 세계>를 책으로 내온 출판사 유어마인드도 19일 “이 만화가 읽히는 것이 피해자에게 반복적이고 추가적인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며 “이미 발행한 1~2권은 재고를 회수하고, 예약 판매 중인 3권은 예약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자혜 작가의 그림이 커버로 실린 <릿터> 10·11월호.
또 격월간 문학잡지 <릿터>도 이 작가의 그림이 표지에 실린 10·11월호를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 <릿터>는 10·11월호 커버스토리로 페미니즘을 기획하며 표지를 여자의 뒷모습과 보석이 그려진 이 작가의 그림으로 채웠으나 “해당 사건의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회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릿터> 서효인 편집장은 “지금까지 에스엔에스 공방으로 밝혀진 내용으로 보면 이번 사안은 <릿터>가 페미니즘 특집으로 말하려고 했던 내용뿐 아니라 잡지의 정체성에도 위배되는 반페미니즘적인 사건이라고 판단, 손해를 감수하고 전량 폐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논란은 19일 새벽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아무개씨가 “3년 전 이자혜씨가 소개했던 남성이 미성년자인 나를 성폭행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아무개씨는 “이자혜 작가는 해당 남성과 자신에게 성행위를 부추기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강간을 당한 자신을 조롱하고 이를 만화로 표현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작가는 트위터에 “피해자에게 과거의 성희롱 및 욕설”, “타인에 의해 성폭력을 모의하도록 한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는 구절을 남긴 뒤 트위터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에스엔에스에서 성폭행 가해 남성으로 지목된 이아무개씨는 논란이 확산되자 에스엔에스 계정을 폐쇄한 상황이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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