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의 줄타기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 명인 권원태가 외줄을 타는 모습. 추석 연휴 국립국악원을 찾으면 ‘권원태연희단’ 공연을 볼 수 있다. 국립국악원 제공
한가위 연휴에도 공공 극장과 박물관, 고궁은 관객 발길을 기다린다. 공연을 즐기거나 박물관에서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고궁을 찾아 여유롭게 거닐 수도 있다. 가족 단위로 찾기에 더없이 좋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자락의 국립국악원은 연휴인 29일과 30일 저녁 7시, 국악원 연희마당에서 ‘휘영청 둥근 달’을 선보인다. 민속악단·무용단·연희단이 총출동하는 공연이다. 먼저, 민속악단이 길놀이와 서울굿으로 문을 연다. 경기민요, 서도민요, 남도민요의 대표적 민요를 만날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줄타기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 명인 권원태가 주축을 이루는 ‘권원태연희단’은 외줄 위에서 춤사위를 풀어낸다. 이어 추석에서 빼놓기 어려운 ‘강강술래’와 ‘판굿’을 민속악단과 무용단이 함께 펼쳐낸다. 국립국악원 야외 마당에서는 오후 2~8시 널뛰기, 제기차기, 떡메치기 등 6종의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모두 무료다.
종로구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은 28일과 30일, 10월1일 등 3일간 ‘추석한마당―보름달이 떴습니다’를 연다. 36종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세시풍속과 공예를 체험할 수 있다. 가을걷이 벼타작, 쌀도정, 송편 빚기, 매듭 만들기 등에 참여하고, 거창삼베길쌈 시연을 보고 베틀과 물레를 이용해 직접 천을 짜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 한가위 보름달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는 ‘우리 가족 보름달과 함께 찰칵!’, ‘우리 가족 보자기 만들기’, 1950~1990년대 물건에 담긴 추억을 가족과 공유하는 ‘내 추억에 놀러와’ 등 체험 행사가 풍성하다.
국립창극단이 추석 연휴에 선보이는 창극 ‘심청가’. 손진책 연출에 안숙선이 작창을 맡았다. 국립극장 제공
중구 남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국립극장은 26일부터 10월1일까지 창극 ‘심청가’를 공연한다. 손진책이 극본과 연출을, 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았다. 5시간 넘는 전체 내용 가운데 핵심을 추려 2시간 남짓한 창극으로 축약했다. 백미는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에 부르는 ‘범피중류’. 남녀 소리꾼 20여명의 웅장한 합창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창극 ‘심청가’의 묘미다.
대표적인 문화 관광 명소인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이 문을 활짝 연다.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도 무료 개방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하는 종묘도 이번 연휴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또는 화요일이면 휴관하던 곳들도 이번 연휴엔 모두 문을 연다. 조선시대 왕실 호위 문화를 보여주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 의식도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진행한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체험·문화 행사를 마련한다.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은 30일 활쏘기, 투호, 딱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무형유산 민속 놀이터’를 운영한다. 국립청주박물관은 28일 상설전시관 앞마당에서 사물놀이, 서커스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대구박물관은 30일부터 10월3일까지 활쏘기,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은 30일 활쏘기, 투호, 딱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무형유산 민속 놀이터’를 운영한다.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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