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급 악단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작곡가 진은숙(62)의 주요 작품들을 녹음한 앨범 ‘베를린 필 진은숙 에디션’을 발매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을 내년 상주 음악가로 선정하는 등 베를린 필은 최근 한국 음악가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음반 세트는 시디(CD) 2장과 블루레이 디스크 1장, 작품 해설을 담은 소책자 등으로 구성됐다. 베를린 필이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간 연주한 진은숙의 주요 관현악곡과 협주곡 6곡을 담았다. 사이먼 래틀과 정명훈, 대니얼 하딩, 사카리 오라모 등 명 지휘자들이 참여했다. 사이먼 래틀 지휘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협연한 '바이올린 협주곡 1번'(2001)은 진은숙에게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2004년)을 안겼다. 관현악곡 '코로스 코르돈'(2017)은 베를린필이 진은숙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정명훈이 지휘하고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가 협연한 첼로협주곡(2006~8)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체코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는 간담회에서 “진은숙 첼로 협주곡은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발매한 ‘베를린 필 진은숙 에디션’은 시디 2장과 블루레이, 해설 책자로 구성됐다. 통영음악재단 제공
지난해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진은숙은 독일에서 헝가리 태생 작곡가 리게티 죄르지(1923~2006)를 사사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향 현대음악 시리즈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공연을 기획해 국내 현대음악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라베마이어상 외에 2017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년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2019년 바흐 음악상, 2021년 레오니 소닝 음악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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