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록 밴드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사진 뮤직커밸 제공.
[두드림 30회] 혼성 5인조 모던록 밴드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인디와 오버의 경계 밴드. 2년 만의 앨범 직접 제작까지
인디와 오버의 경계 밴드. 2년 만의 앨범 직접 제작까지
“당신을 위로 해 줄게요.”
공연 정보를 알려준 포스터에 두 눈이 동그래졌다. ‘대체 어떻게…’라는 호기심에 모던록 밴드 ‘디어 클라우드’의 공연장을 찾았다.
오랜만이다. 두 팔을 허공을 향해 흔들지 않아도 괜찮고, 폴짝 폴짝 뛰지 않아도 됐다. 홀로 공연장을 찾아가도 머쓱하지 않았고, 공연장 벽에 기대고 눈을 감아도 눈치 보이지 않았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그들의 ‘음악’이었다. 스스로 심취돼 노래를 불러주던 ‘디어 클라우드’의 가슴 시린 라이브는 분명히 힘이 되고 있었다.
2005년 결성된 디어 클라우드는 보컬리스트 나인, 기타리스트 용린, 베이시스트 이랑, 키보디스트 정아, 드러머 광석 등 혼성 5인조로 이뤄진 모던록 밴드다. 데뷔 때부터 음악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겸비해 주목을 받았다. 5년 동안 그들의 음악적 성취는 유희열, 루시드폴, 정원영, 이적 등의 선배 음악인들이 그들의 도우미를 자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는 “클라우드(Cloud)가 갖고 있는 우울함과 외로움의 이미지를 디어(Dear)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하고 싶다”는 의미다. 리더 용린이 지었다. 밴드 이름에서 느껴지듯 그들의 음악 모토는 ‘위로’ 다.
# 운명 같은 음악 모토 ‘위로’
“저희 음악은 전체적으로 우울한 정서가 깔려있어요. 제 목소리부터 우울하죠. 하하. 우울한 건 이상한 감정이 아니에요. 누구나 느끼는 감정인 걸요. 아무리 잘 웃는 사람이라도 하루에 몇 번쯤은 우울해지니까요. 그런 사람에게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그런 사람들에게 저희 음악이 와닿을 거라고 믿죠.” (용린)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줄곧 위로에 빠져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첫마음이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음악인의 위대한 재산으로 여긴다.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기도 한데, 우리 밴드의 주제는 ‘위로’였어요. 어린 시절, 특히 사춘기 때 음악 들으면서 ‘맞아, 나도 그래’ 이런 감정에 공감하는 경험을 많이 했죠. 덕분에 나이 먹고 음악을 하게 된 거니까요. 우리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나인) # 2년 만의 앨범 ‘테이크 디 에어’ 2008년 두 번째 앨범 ‘그레이’(Grey)를 발매하고 2년 만에 이피(EP)앨범 ‘테이크 디 에어’(Take The Air)로 돌아온 ‘디어 클라우드’를 <하니TV> 스튜디오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웠던 탓에 더욱 반가웠던 그들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많이 쉬었어요. 여자 멤버들은 같이 여행도 다녀왔죠. 리더 용린씨는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를 부르던 박지윤씨의 7집 앨범 프로듀서로 참여했고요. 보컬 나인씨는 ‘허밍 앤 드로잉’이란 여행 에세이를 출판했죠. 꼬박 앨범 작업만 하지 않았어요.” (정아) # ‘클라우드 레코드’로 독립선언 이번 앨범에서 음악 외적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디어 클라우드의 ‘독립선언’이다. 1, 2집이 안테나 뮤직과 엠에이(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발표한 앨범이지만, 이번 이피(EP)앨범은 ‘클라우드 레코드’란 레이블을 차리고 스스로 제작에 뛰어들었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김 사장님’이 된 리더 용린씨가 말문을 열었다. “방송보다 공연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또 초심으로 돌아가서 저희가 만들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해보고 싶었죠. 번거로운 일은 확실히 많아졌죠. 사업자 등록, 원천징수 등의 서류 작업들은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반면에 모든 걸 저희 스스로 해야 하니까 멤버들끼리 의지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 앨범 제작도 독립선언 독립을 선언한 만큼 멤버들의 제작 참여가 앨범 곳곳에 묻어난다. 타이틀 곡 선정부터 앨범 자켓을 제작하는 과정까지 그 매우 어려웠던 여정을 베이시스트 이랑씨가 설명했다. “우리 밴드는 멤버 모두가 작사, 작곡에 참여해요. 한 멤버가 곡을 쓰면 각자 마음속에 타이틀 곡을 생각하게 되는데, 저희는 모두 곡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서로 미는 곡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무조건 ‘리서치’로 가자고 해요. 팀의 평화를 위해서…. (웃음)” 앨범 발매 전, 타이틀 곡 선정을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팬클럽 회원과 주변 아티스트들은 ‘그때와 같은 공간, 같은 노래가’를 타이틀 곡으로 뽑았다. 멤버들의 예상과 다른 반응이었지만, 설문조사의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앨범 자켓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제작비가 없는 거에요. 필요한 사진과 자료를 모으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공부하면서 만들었어요. 주변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죠.” (이랑) # 혼성 밴드가 사는 법… ‘밀고 당기는 기술’ 홍대 인디신에서 남녀가 혼성을 이룬 밴드는 드물다. 디어 클라우드가 오랫동안 팀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졌다. 막내 광석씨는 “연애 고수들이 충고하는 ‘밀고 당기기’ 같은 고전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희 팀 남자 멤버들이 그렇게 남성스럽지 않고, 여성 멤버들 또한 여성스럽지 않아서 중립을 잘 지킬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음) 또 다른 비결이라면 소소한 얘기까지 서로 잘하는 편이죠. 예를 들면 멤버가 펌을 했을 때, 펌의 종류의 가격, 미용실 위치와 디자이너 선생님 이름까지 공유하는 사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던 이랑씨가 다른 의견을 냈다. “이 팀에서 여성으로 누려야 할 것을 요구하기엔 나약한 남자 두 분만 계셔서요. (멤버 전원 웃음)” # ‘인디와 오버의 경계에 선 밴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디어 클라우드를 꾸미는 수식어는 ‘인디와 오버의 경계에 선 밴드’다. 멤버들의 생각은 어떨까? “2집 앨범을 낼 때까지만 해도 그런 고민이 있었죠. 1, 2집이 나름 메이저 회사에서 나왔으니까요. 이번에 저희 스스로 앨범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데, 인디와 오버 음악의 분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희가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음악을 할 때, 더 많은 분이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나인) 디어 클라우드의 본격적인 음악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강행군은 이미 예고됐다. 리더 용린씨가 계획을 밝혔다. “공연 욕심이 많아요. 라이브는 당연히 잘해야겠지만, 영상과 결합해 정말 멋진 공연 보여드릴 겁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이피(EP)앨범을 마무리하는 단독공연을 할 거에요. 2011년 2월쯤에 3집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글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줄곧 위로에 빠져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첫마음이고, 그것을 훼손하지 않는 것을 음악인의 위대한 재산으로 여긴다.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기도 한데, 우리 밴드의 주제는 ‘위로’였어요. 어린 시절, 특히 사춘기 때 음악 들으면서 ‘맞아, 나도 그래’ 이런 감정에 공감하는 경험을 많이 했죠. 덕분에 나이 먹고 음악을 하게 된 거니까요. 우리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나인) # 2년 만의 앨범 ‘테이크 디 에어’ 2008년 두 번째 앨범 ‘그레이’(Grey)를 발매하고 2년 만에 이피(EP)앨범 ‘테이크 디 에어’(Take The Air)로 돌아온 ‘디어 클라우드’를 <하니TV> 스튜디오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웠던 탓에 더욱 반가웠던 그들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많이 쉬었어요. 여자 멤버들은 같이 여행도 다녀왔죠. 리더 용린씨는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를 부르던 박지윤씨의 7집 앨범 프로듀서로 참여했고요. 보컬 나인씨는 ‘허밍 앤 드로잉’이란 여행 에세이를 출판했죠. 꼬박 앨범 작업만 하지 않았어요.” (정아) # ‘클라우드 레코드’로 독립선언 이번 앨범에서 음악 외적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디어 클라우드의 ‘독립선언’이다. 1, 2집이 안테나 뮤직과 엠에이(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발표한 앨범이지만, 이번 이피(EP)앨범은 ‘클라우드 레코드’란 레이블을 차리고 스스로 제작에 뛰어들었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김 사장님’이 된 리더 용린씨가 말문을 열었다. “방송보다 공연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또 초심으로 돌아가서 저희가 만들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해보고 싶었죠. 번거로운 일은 확실히 많아졌죠. 사업자 등록, 원천징수 등의 서류 작업들은 복잡하고, 어렵더라고요. 반면에 모든 걸 저희 스스로 해야 하니까 멤버들끼리 의지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 앨범 제작도 독립선언 독립을 선언한 만큼 멤버들의 제작 참여가 앨범 곳곳에 묻어난다. 타이틀 곡 선정부터 앨범 자켓을 제작하는 과정까지 그 매우 어려웠던 여정을 베이시스트 이랑씨가 설명했다. “우리 밴드는 멤버 모두가 작사, 작곡에 참여해요. 한 멤버가 곡을 쓰면 각자 마음속에 타이틀 곡을 생각하게 되는데, 저희는 모두 곡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 서로 미는 곡이 있단 말이죠. 그래서 무조건 ‘리서치’로 가자고 해요. 팀의 평화를 위해서…. (웃음)” 앨범 발매 전, 타이틀 곡 선정을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팬클럽 회원과 주변 아티스트들은 ‘그때와 같은 공간, 같은 노래가’를 타이틀 곡으로 뽑았다. 멤버들의 예상과 다른 반응이었지만, 설문조사의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앨범 자켓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제작비가 없는 거에요. 필요한 사진과 자료를 모으고,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공부하면서 만들었어요. 주변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죠.” (이랑) # 혼성 밴드가 사는 법… ‘밀고 당기는 기술’ 홍대 인디신에서 남녀가 혼성을 이룬 밴드는 드물다. 디어 클라우드가 오랫동안 팀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졌다. 막내 광석씨는 “연애 고수들이 충고하는 ‘밀고 당기기’ 같은 고전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희 팀 남자 멤버들이 그렇게 남성스럽지 않고, 여성 멤버들 또한 여성스럽지 않아서 중립을 잘 지킬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음) 또 다른 비결이라면 소소한 얘기까지 서로 잘하는 편이죠. 예를 들면 멤버가 펌을 했을 때, 펌의 종류의 가격, 미용실 위치와 디자이너 선생님 이름까지 공유하는 사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던 이랑씨가 다른 의견을 냈다. “이 팀에서 여성으로 누려야 할 것을 요구하기엔 나약한 남자 두 분만 계셔서요. (멤버 전원 웃음)” # ‘인디와 오버의 경계에 선 밴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디어 클라우드를 꾸미는 수식어는 ‘인디와 오버의 경계에 선 밴드’다. 멤버들의 생각은 어떨까? “2집 앨범을 낼 때까지만 해도 그런 고민이 있었죠. 1, 2집이 나름 메이저 회사에서 나왔으니까요. 이번에 저희 스스로 앨범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데, 인디와 오버 음악의 분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희가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음악을 할 때, 더 많은 분이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나인) 디어 클라우드의 본격적인 음악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강행군은 이미 예고됐다. 리더 용린씨가 계획을 밝혔다. “공연 욕심이 많아요. 라이브는 당연히 잘해야겠지만, 영상과 결합해 정말 멋진 공연 보여드릴 겁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이피(EP)앨범을 마무리하는 단독공연을 할 거에요. 2011년 2월쯤에 3집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글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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