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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세월호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예술이 답하네

등록 2015-04-01 20:12수정 2015-04-02 11:46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과연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해야 하는가. 예술의 눈으로 그 분노와 슬픔과 치유를 담아낸 추모공연과 전시가 다양하게 마련된다. 천샘 안무의 현대춤 <슬픔 속으로>.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과연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해야 하는가. 예술의 눈으로 그 분노와 슬픔과 치유를 담아낸 추모공연과 전시가 다양하게 마련된다. 천샘 안무의 현대춤 <슬픔 속으로>.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전시
“잊지 않겠습니다, 0416!” 온나라가 흐느꼈다.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둔 현실은 여전히 처참하다. 진상규명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정부는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의 발목을 건다. 자꾸만 힘을 뺀다. 오는 16일이면 참사 1주년, 실종자 9명을 이젠 가족 품에 돌려보내야 하는데…. 선체 인양은 기약조차 없다. 누군가는 다시 찾아온 그날 울분을 토해내며 촛불을 들 것이다. 불편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볼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해야 하는가. 예술의 눈은 그런 분노와 슬픔과 회한을 포착한다. 조심스레 치유를 꿈꾼다.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과 전시행사를 모았다.

“리멤버 포에버” 안산의 추모물결

세월호 리본
세월호 리본
추모공연, 그 첫발은 오는 4일 안산에서 내딛는다.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희생됐다. 안산은 지금까지도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아픔 치유회복 공간인 ‘힐링센터 0416 쉼과 힘’은 4일 오후 5시 경기 안산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추모공연 <승화된 기억­-응원>을 올린다. 단원고 선후배들은 청소년 뮤지컬 <내 꿈에 날개를 달고서>를 통해 ‘별이 된 아이들’을 추모한다. 가족오케스트라는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어려움을 함께한 지역사회를 응원한다. 어르신 합창단은 손자, 손녀를 잃은 아픔과 삶의 회한을 나눈다.

18일 막이 오르는 안산문화재단 신춘음악회의 주제는 ‘리멤버 포에버’다. 세월호 참사 뒤 ‘잊지 말아요’와 ‘노란 리본’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아픔을 함께했던 말로와 김창완밴드가 출연해, 그때의 약속을 되새겨본다. 저녁 7시 안산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리는 음악회에는 생황연주가 김효영이 ‘헌화가’ 등을 연주한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서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작품 10여편이 공개된다. 개막작인 오브제극 ‘안.녕.安.寧’은 희생자와 남은 사람들에게 평안을 기원하는 인사를 전한다. ‘안산 순례길’과 ‘비상’도 아픔의 흔적를 다시 더듬는다.

안산과 가까운 화성에서도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참사 당일인 16일 오후 5시 동탄복합문화센터 야외공연장에서 오르는 ‘진혼’이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한 특별공연과 김덕수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진도 씻김굿이 진행된다.

희생자의 꿈, 살아남은 자의 다짐

인디뮤지션의 ‘메카’인 홍대, 젊음의 거리 신촌의 클럽에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노란 등이 켜진다. 19일 오후 4시16분, 홍대 앞 클럽 롤링홀에선 <열일곱살의 버킷리스트: 2학년 3반 이야기> 2번째 공연이 열린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됐던 박수현군은 단원중학교 2학년 때부터 활동한 음악밴드 에이디에이치디(ADHD)와 20회 공연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이 공연은 박수현의 이루지 못한 꿈을 채우자는 뜻으로 3월8일 시작됐다. 앞으로 매달 한번씩 단원고 10개 반의 이야기를 담아 공연할 예정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 가리온,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씨없는 수박 김대중, 요조, 백현진 등이 함께한다.

단원고 선후배들 모여
뮤지컬로 아이들 추모하고
새달 안산거리극축제에선
희생자 평안 기원 오브제극
19일 ‘…버킷리스트’ 콘서트
고 박수현군 밴드공연 꿈 기려
희생된 학생들 방 사진전도

문화공간 서울 신촌서당에선 15일 저녁 7시30분 ‘세월호 문화제’가 열린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해 벌써 17번째 무대인 이번 문화제엔 피터, 밴드 거리, 후추스가 연주하고, 서울 서대문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협동조합 ‘서대문구부모모임’ 조합원들이 관객으로 참여한다. 참사 당일인 16일엔 홍대 앞 클럽 고고스2, 프리버드, 빅버드 3곳에서 인디밴드들이 <리멤버: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공연을 연다. 이날 1만5천원을 내면 3곳 중 어느 곳이든 자유 입장해 20여개 밴드들의 추모 공연을 볼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올리는 신체극 <물의 기억>.
서울문화재단이 올리는 신체극 <물의 기억>.
비언어 신체극과 현대무용도 추모의 물결에 동참한다. 16일부터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는 세월호 1주기 특별기획으로 다원예술 <물의 기억>이 무대에 오른다. 2011년 오스트레일리아 대홍수의 실종자에 대한 아픔과 위로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서울문화재단이 올리는 이 작품은 치유의 생명력과 예측할 수 없는 피괴력을 동시에 지닌 ‘물’에 대해 조명했다. 상실한 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 고통을 오로지 소리와 몸짓만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상처의 치유를 경험하게 한다.

현대무용 <팽목항의 자장가>도 17, 18일 서교동 댄서스라운지에 오른다. 김지정 안무의 <수송>은 우리 세계를 위태로운 배 한 척에 빗대고, 천샘 안무의 <슬픔 속으로>는 희생자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이어준다.

전시로 만나는 ‘망각에 저항하기’

전시 행사들도 활발하다. 사진가와 미술작가를 중심으로 희생된 학생들을 기억하는 연합전시나 순회전이 열리거나 준비되고 있다. 미술계는 지난해 극소수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참사의 형상화에 소극적이었다는 눈총을 받았던 터라, 올봄 1주기 전시 콘텐츠에 관심이 쏠린다.

다큐사진가 노순택이 찍은 희생 학생의 빈 방.
다큐사진가 노순택이 찍은 희생 학생의 빈 방.
참사 당시 희생학생들의 생전 자취와 기록들을 보여주는 온·오프라인 전시회 ‘아이들의 방’이 우선 눈에 띈다. 희생된 학생들의 방 사진들과 침대, 인형, 책상, 노트 등 유품들의 이미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얼개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가 주최하는 ‘기억 프로젝트’의 일부로 2일부터 안산 고잔동 기억전시관을 시작으로, 서울 통의동 류가헌, 제주 조천읍 선흘리 ‘기억공간 리본(re:born)’에서 차례로 열린다. ‘빈방’이란 이름이 붙은 서울 류가헌 전시(7~19일)와 안산 전시에서는 노순택씨 등 주요 다큐사진가들이 찍은 희생 학생 54명의 빈방 사진들이, 제주에서는 56명 학생의 유품 사진이 각각 전시된다. 특히 류가헌은 14~19일 참사현장을 지켜본 보도사진가 3명의 기록사진전 ‘팽목에 서다’를 별도로 마련하며, 14일엔 ‘세월호 1주년, 사진의 역할’에 대한 사진가 포럼도 연다.

미술인들도 추모전시를 차렸다. 경기민족예술인총연합과 민족미술인협회는 10일부터 24일까지 안산예술의전당에서 참사 1주기 추모전 ‘망각에 저항하기’를 마련한다. 희생자 수와 같은 304명의 작가들이 참사를 소재로 한 회화, 설치, 영상, 사진, 판화, 만화, 일러스트 등을 선보인다. 지난달 시작해 8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열리는 심승옥 작가의 개인전 ‘부재와 임재 사이’도 참사가 남긴 아픔을 복기하는 설치작업들을 내보여 눈길을 모은다.

손준현 노형석 남은주 기자 dust@hani.co.kr. 사진 각 단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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