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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가수 강산에 “남북이 함께 부를 통일 노래 만들고 싶어”

등록 2018-04-26 21:36수정 2018-04-27 08:50

평양 합동공연 때 ‘…라구요’ 부른 뒤
어머니 얼굴 불쑥 떠올라 울컥했죠
부모도 함경도 실향민…기대 남달라
이번 회담은 공기가 다른 것 같아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예술인의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에서 가수 강산에 씨가 함경도 출신인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예술인의 연합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에서 가수 강산에 씨가 함경도 출신인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고 있다. 평양공연사진공동취재단
북한에 다녀온 지 한달도 채 안 되어서일까.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가수 강산에씨는 유난히 설레는 분위기였다. 그는 지난 1일과 3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무대에서 ‘…라구요’를 불렀다. 그는 두번째 공연 때 이 노래를 부르고는 관객들에게 얘기하던 도중 눈물을 쏟았다. 강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당시의 절절했던 심경을 전했다. “이날 노래 마치고 관객들 보며 감사 표시를 하던 중 문득 ‘내가 어떻게 여기 와 있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어머니 얼굴이 불쑥 떠올라 울컥했어요.”

그의 부모는 함경도 출신 실향민이다.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온 두 사람은 경남 거제도에서 가정을 꾸리고 강씨를 낳았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신 터라 어머니에게서 옛날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 같은 노래를 부르시며 ‘야야, 들어봐라. 내가 이래가지고 니네 형을 등에 업고 피난했더란다’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다 들을 수 있었죠.”

그는 2절을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 아는 건 내 어머니 레파토리”로 시작하는 노래 ‘…라구요’를 만들어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이 노래는 1993년 그의 데뷔곡이 됐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없는 지금, 그에게 이 노래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가족사에다 평양 공연의 기억까지 더한 그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남다른 기대감을 품고 있다. “예전에도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이번은 뭔가 공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평양 공연을 경험했고 아직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아 여전히 조금 들떠 있기도 합니다. 이전보다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인 결실이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는 남북통일을 상상하며 노래를 만든 적이 있다. 1996년 발표한 3집 수록곡 ‘원’(One)이다. “반쪽이 반쪽을 만나서 완전한 하나 이루었네/ 이젠 우리 아버지의 따뜻한 냄새 맡아볼 수 있게 되었고/ 우리 어머니 생전에 고향 가실 수 있게 되었네”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그 이후에도 좋은 곡을 만들어보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평양 공연 경험으로 그런 바람이 더 간절해졌어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처럼 그런 순간에 모두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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