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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짐차라고? 미 고급 픽업트럭 속속 상륙…쌍용차에 도전장

등록 2023-02-27 10:00수정 2023-02-27 10:15

GM·포드 신차 출시…시장 경쟁 후끈
포드 픽업트럭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포드 제공
포드 픽업트럭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포드 제공

길이 6m 육박 ‘GMC 시에라 드날리’
초도물량 100여대 이틀 만에 완판
4세대 포드 ‘레인저’ 사전계약 시작

대형 트럭부터 경차까지 생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아직 국내에서 출시하지 않은 유일한 차종이 있다. 바로 ‘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은 스포츠실용차(SUV)에 화물차 기능을 접목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이 그간 국내에선 픽업트럭이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셈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3천만원대 가성비를 내세운 쌍용자동차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기존 픽업트럭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노리는 새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26일 한국지엠(GM)에 따르면, 이 회사가 8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 고급 픽업트럭 ‘지엠시(GMC) 시에라 드날리’의 초도 물량 100여대가 이틀 만에 완판됐다. 시에라 드날리는 ‘정통 아메리칸 풀사이즈 픽업 트럭’이다. 국내에 정식 출시된 픽업트럭 가운데 가장 크다. 차체 길이 5890㎜, 차 폭 2065㎜, 차 높이 1950㎜로 압도적인 크기를 보여준다. 한국지엠은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작지만 고급 픽업트럭을 원하는 수요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그간 병행수입(비정식 수입)을 통해 대형 픽업트럭을 들여와 판매하는 그레이마켓이 있었고, 그쪽 고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GM) 픽업트럭 ‘지엠시(GMC) 시에라 드날리’.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GM) 픽업트럭 ‘지엠시(GMC) 시에라 드날리’. 한국지엠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2021년 ‘레인저’를 국내에 출시한 포드는 최근 4세대 완전변경 모델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2020년 출시된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지금까지 총 1884대가 팔리면서 좋은 성적을 올렸고, 한국지엠이 2019년 출시한 쉐보레 콜로라도 역시 지금까지 1만2910대가 판매돼 국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시장 주도
3천만원대 가성비 연 3만대 판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쌍용자동차 제공

사실 국내 픽업트럭 강자는 쌍용차다.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 2018년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19년 4만1326대가 팔렸고, 이후에도 해마다 2만∼3만대씩 나가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12만6112대다. 인기 비결은 차 가격이 4천만원을 넘지 않는 ‘가성비’다. 수입 픽업트럭 가격은 4천만~9천만원에 이른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은 곧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선 픽업트럭을 출시하진 않았지만, 2021년 7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소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선보였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총 4만9136대를 팔았다.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대신 기아가 픽업트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내년 12월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쌍용차가 주도하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나오지만, 시장이 더 커질 거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실제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판매량은 4만2619대였지만, 2022년에는 2만9937대로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픽업트럭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기보다는 2019년에 신차가 많이 나와서 판매량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연 3만대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도심주행·주차 쉽지 않은 한계에도
소비자 ‘취향 저격’…기아도 내년 첫선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경쟁자는 의외로 1톤 소형 트럭이다. 큰 화물을 적재할 필요가 큰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가성비를 모두 고려해 픽업트럭보다는 1톤 트럭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포터와 기아의 봉고가 대표적이다. 적재 공간이 더 넓은 데다 가격도 1천만원 후반에서 2천만원 초반대로 더 경제적이다. 2열 시트까지 추가한 ‘더블캡’ 모델까지 있어, 굳이 비싼 픽업트럭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실용적인 이유로 픽업트럭이 판매된다면, 국내에선 픽업트럭의 디자인을 선호하고 오프로드를 즐기려는 마니아층이 주로 구매에 나선다는 점이 다르다.

거대한 크기 탓에 도심 주행과 주차가 쉽지 않은 점도 픽업트럭 시장확대가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차체 길이가 5m가 넘고, 전폭(차 폭)도 2m에 달한다. 현행법상 일반형 주차 칸 크기는 길이 5m, 폭 2.5m인데, 2019년 법 개정 전에는 폭이 2.3m에 불과했다. 오래된 아파트나 상가 등 공용 주차 공간에선 주차 칸을 꽉 채우는 일이 다반사여서 불편 및 갈등을 유발한다.

추가적인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판매하는 수입사 관계자는 “과거 승용차 시장도 국내 제품이 주류였다가 점차 수입차가 대중화됐다.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지엠이 콜로라도를 출시해 성과를 내면서 픽업트럭 구매자들 내에서도 다양한 취향이 존재한다는 걸 업체들이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포드, 지엠 등이 픽업트럭을 도입하면서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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