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미디어 론칭 행사에서 취재기자들이 전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동 꺼짐, 전동 트렁크 미작동, 메모리 시트 스위치 누락, 타이어 공기 주입기 불량….”
현대자동차가 출시 4개월 된 신형 그랜저를 대상으로 무상 수리를 진행한 목록의 일부다. 시동 꺼짐은 운전자의 안전·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고객을 시험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의 초기 품질 논란이 심각하다”며 “출시 이후 각종 품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14일 기준 현대차가 무상 수리를 진행한 것만도 총 8회에 달한다. 무상 수리 대상에 해당하는 차량 대수는 3만3599대였다.
지난해 11월16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생산된 ‘그랜저 2.5 지디아이(직분사·GDI)’ 가솔린 모델은 엔진제어장치(ECU) 문제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3.5 지디아이’ 가솔린 차량 역시 엔진제어장치 오류로 엔진 경고등 문제가 발생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또는 번갈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31일부터 올해 2월6일까지 생산된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오류 문제가 발견됐다.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간헐적으로 방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무상 수리 건 외에 추가적인 결함도 존재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형 그랜저 공식 동호회 ‘그랜저 지엔(GN)7 오너스클럽’은 지난 1월 회원들이 경험한 결함 실태를 취합한 추정 결함 목록 23가지를 공개한 바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신형 그랜저는 이전 세대 그랜저 대비 가격이 350만원가량 상승했다. 차량 가격은 엄청 높아졌지만 품질과 만족도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빠른 시정조치도 중요하지만, 차량 출시 전 철저하고 충분한
테스트,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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