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4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전기차 특화 복합 문화공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달에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6월 약 28만대를 팔아치운 기아는 상반기(1~6월) 판매 실적 기준으로 1962년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올 2분기 영업실적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밝힌 자료를 보면, 기아는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5만1002대, 국외 시장에서 22만6631대 등 모두 27만8256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에 견주면 판매량이 7.2% 늘었다. 1~6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1.0% 늘어난 157만5920대(국내 29만2103대, 국외 128만1067대, 특수차 2750대)다. 이는 창사 이래 최고치다. 이전 최대 판매 기록은 2014년 상반기에 세운 154만6850대다. 현대차는 지난달 37만5113대(국내 7만163대, 국외 30만4950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에 견줘 9.5% 늘어난 규모다.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208만1462대로, 전년 동기에 견줘 10.8% 증가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기아가 러시아와 중국에서의 부진에도 주요 시장의 회복과 생산차질 완화로 판매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담당 부사장은 “팬데믹 기간에 공급이 부족했던 모델의 생산이 개선되면서 핵심 SUV 모델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미국내 전기차 판매 실적은 올 상반기 2만5214대로 지난해 상반기(2만6260대) 보다 4% 줄었다.
그외 국내 완성차들도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내놨다. 특히 한국지엠(GM)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00.7% 증가한 4만9831대로,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많았다. 지엠 쪽은 “신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엔트리급 차로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뜻이다.
이밖에 케이지(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내수 5758대, 수출 4485대로 모두 1만243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어난 판매량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만 지난달 판매량(7297대)이 39.2% 줄었다.
조만간 나올 2분기 영업이익에서 현대차·기아가 올해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중 나란히 1·2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에 역대급 판매실적을 기록한 만큼 매출과 이익도 여타 상장사들을 훌쩍 따돌리지 않겠냐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값 평균)를 보면, 올 2분기 현대차 매출은 39조9340억원, 영업이익은 3조6089억원이다. 이 중 영업이익 전망값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1분기 영업이익(3조5927억원)보다 많다. 기아의 올 2분기 영업실적 전망값도 매출 25조5249억원, 영업이익 2조9937억원이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준 분기 실적이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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