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일반적으로 물러나는 세대인 60대는 어떤 자동차를 많이 살까. 노후의 편안한 삶을 준비하기 위한 세단도,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기 위한 스포츠실용차(SUV)도 아니었다. 현대차의 1톤 트럭 ‘포터’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5일 내놓은 2023년 상반기 등록 차종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60대가 가장 많이 등록한 새 차는 포터로 1만1140대였다. ‘고급 세단’ 그랜저는 1만380대로 2위를 차지했다. 기아 봉고 5797대, 기아 쏘렌토 5209대, 현대 투싼 5181대가 뒤를 이었다.
70대가 등록한 새 차도 1~3위가 같았다. 포터(2554대), 그랜저(2294대), 봉고(1383대) 순이었다. 포터는 20~30대가 등록한 차종에선 5위권 안에 들지 않았지만, 40대에선 3위(7083대), 50대에선 2위(1만3097대)였다. 장년·노년층으로 올라갈수록 새로 산 차량으로 1톤 트럭이 꼽힌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천안북부지점 홍은표 영업이사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 하는 분들이 트럭을 많이 찾는다”며 “지금 주문해도 차량을 받을 때까지 오래 걸릴 정도로 1년 내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35년 동안 3500여대의 자동차를 판 ‘판매 거장’ 홍 이사는 “업종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트럭을 찾는데 포터는 파생 모델인 탑차도 있어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60대가 상반기에 가장 많이 산 차는 한 해(2020년 그랜저)만 제외하곤 모두 포터였다.
20대가 새로 산 차로 많이 등록한 모델은 아반떼(5093대), 스포티지(4161대), 셀토스(4027대)였다. 30대는 스포티지(8606대), 쏘렌토(6390대), 셀토스(5909대)를 선호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 새 자동차를 샀다고 가장 많이 등록한 세대는 50대(18만470대)였다. 이어 40대(14만8770대), 60대 이상(14만4793대), 30대(11만3702대), 20대(4만95대) 순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차 등록이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 신차 등록 증가율이 3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25.1%), 40대(10.8%), 30대(8.6%), 20대(7.2%)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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