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더 뉴 아반떼 N' 미디어 갤러리 행사를 열고 차량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가속 페달을 밟고 질주하고 있다. 영업이익 4조원대를 돌파하며 3개 분기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10년 만에 영업이익률 10%도 달성했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10.5∼11.5%에서 14∼15%로 상향했다.
현대차는 26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연결기준) 매출액 42조2500억원, 영업이익 4조238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고 매출액·영업이익을 썼던 지난 1분기보다 각각 11.8%, 18% 늘어 기록을 또다시 새로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액 36조원, 영업이익 2조9800억원)과 견줘서는 각각 17.4%, 42.2%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10%)이 두자릿수로 올라선 것은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 만이다. 현대차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은 2012년 2분기에 달성한 11.6%였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가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20만대 이상 판매했고, 팰리세이드·싼타페·투싼 등 스포츠실용차 라인업도 강화해 (여기서) 이익을 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2분기와 견줘 환율 효과로 6820억원, 판매량 증가로 5010억원,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로 2010억원 등을 더 벌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2분기 총 판매대수는 국내 20만5503대, 국외 85만4210대 등 모두 105만9713대였다. 지난해 2분기보다 8.5%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실용차 비중이 52.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제네시스 비중이 5.9%에서 0.5%포인트 더 높아졌다.
상반기에 역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현대차는 올해 1월 제시했던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더 높였다. 매출액 성장률은 10.5~11.5%에서 14~15%로 올리고, 영업이익률 증가율도 6.5~7.5%에서 8~9%로 끌어올렸다. 판매 목표는 432만대를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전기차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현대차는 고객에게 제공할 인센티브를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지급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4.8% 성장했지만, 현대차 등 한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10.5%(지난해)에서 7.2%로 낮아졌다. 구자용 아이알(IR) 담당 전무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해 아이오닉 시리즈 같은 전기차에 더 높은 4천~5천달러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정책과 더불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최근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재고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3분기부터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4월 새롭게 발표한 분기 배당을 2분기부터 시행하면서 2분기 배당액을 주당 1500원으로 결정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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