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7월27일 회장에 선임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포스코 제공
포스코홀딩스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회장(이하 회장) 선출 규정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에 확정될 규정에 따라 최정우 현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도 가늠될 전망이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는 오는 19일 열린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선진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해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글로벌 선진 사례와 비교해 포스코 지배구조에 개선할 것이 있다면 적극 반영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사회에 8개월여에 걸친 태스크포스의 논의 결과가 안건으로 올라간다는 얘기다.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현직 회장 우대 방식이 바뀔지 여부다. 현재는 현직 회장이 연임 뜻을 밝히면, 시이오(CEO)후보추천위원회는 그에 대해서만 자격심사를 벌여 적격으로 판단하면 주주총회에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한다. 일부에선 ‘셀프 연임’ 제도라고 비판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현직 회장 우선 심사 규정을 삭제해, 현 회장도 다른 후보도 함께 심사하는 쪽으로 (규정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고 귀띔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이런 규정은 이미 케이티(KT)와 금융지주사 등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케이티에선 구현모 전 대표가 셀프 연임 논란 끝에 후보를 사퇴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대표이사 평가 기준과 절차를 확정 공개해 불공정 시비를 막는 내용을 뼈대로 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김종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포스코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은 사실상 깜깜이로 진행돼왔다. 국민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국가 기간산업의 중심에 있는 회사란 점에서 대표이사 선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로 추천됐는지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이번 이사회 결정은 최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 및 성공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회사 안팎에선 이사회 뒤 최 회장이 연임 도전 여부를 밝힐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7월 회장에 취임한 최 회장은, 2021년 3월 첫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회사 관계자는 “현 회장 우선 심사 기회 규정의 삭제 여부에 따라 최 회장의 거취 방향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현 정권 들어 꾸준히 중도 낙마설이나 연임 포기설이 도는 와중에서도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껴왔다.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는 포스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권영수 전 엘지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거론된다. 포스코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꼽아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차전지산업 쪽 경험이 많고, 현 정권 유력인사와 친분이 깊다는 점이 근거로 내세워진다. 다만 권 전 부회장은 포스코 차기 회장 도전설을 꾸준히 부인해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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