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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품질 나아진 중국 자동차, 왜 안 타는 거야?

등록 2014-11-09 19:48수정 2014-11-09 21:09

중국 상하이자동차 본사 로비에 전시된 첫 독자 모델 ‘로위 750’. 한겨레 자료 사진
중국 상하이자동차 본사 로비에 전시된 첫 독자 모델 ‘로위 750’. 한겨레 자료 사진
외국 업체들과 품질 격차 줄어드는데…시장점유율은 하락
‘브랜드 신뢰도’ 낮아…한번 형성된 이미지 바꾸기 어려워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외국 경쟁 업체들과 품질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자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 Power)가 최근 발표한 ‘2014년 중국 자동차 품질 연구’를 보면 중국과 외국 자동차업체의 품질 격차가 2007년 이후 가장 좁혀졌다. 제이디파워는 중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차량 품질에 문제가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중국 국산차는 자동차 100대당 131개의 문제가 지적됐다. 외국 브랜드는 95개로 국산차와 외국 브랜드의 차이가 36개였다. 격차가 무려 145개에 달했던 2008년에 비해 중국 자동차의 품질이 크게 개선됐음을 뜻한다. 제이디파워는 2018년에는 중국과 외국 브랜드 차량의 품질이 거의 같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꾸준한 품질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 토종 업체들은 여전히 시장점유율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보면, 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올해 스포츠실용차(SUV)를 제외한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현지 업체 점유율은 20%로, 지난해 25%에서 5%포인트 낮아졌다. 중국 최대 자동차기업인 상하이자동차(SAIC)는 올 들어 9월까지 외국 기업들과의 합작법인에서 223억위안(약 3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자체 브랜드 부문에서는 39억위안(약 69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등 외국 업체와 공동 생산하는 브랜드는 5개 차종이 판매 10위 안에 드는 호조를 보였지만, 룽웨이 등 자체 브랜드는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상하이자동차처럼 중국 내 거의 모든 대형 국유 자동차기업들이 외국 파트너와의 합작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 업체와 합작하지 않은 민간 자동차 회사는 실적이 더 나쁘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비야디(BYD)는 최근 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26%나 감소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는 올해 비야디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보다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야디의 경우 중국 정부가 강력히 지원하고 있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판매가 늘고 있지만 일반 승용차 부문의 하락세를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은 제품의 성격 때문이다. 자동차는 과시용 성격이 있는데다 생명과 직결된 특성상 한번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멜라민 분유 파동 등을 겪은 중국인들은 안전 문제에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토종 브랜드의 유일한 경쟁력은 가격이었는데 최근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외국차의 가격이 내리면서 가격경쟁력마저 사라지는 추세다. 비야디의 왕촨푸 회장은 “과거 합작 자동차의 판매가격은 대부분 10만위안(1800만원)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제품은 국산 브랜드 차량의 가격대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미국 시장보다 두배나 많은 브랜드와 세배 많은 차종이 경쟁한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의 품질이 꾸준히 개선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제이디파워의 분석에 따르면 자신의 차량에서 결함을 경험하지 않은 중국 자동차 소유자의 40%는 친지에게 자신의 차량을 추천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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