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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비야디 자동차 ‘중국판 테슬라’로 도약할까?

등록 2014-11-23 20:15수정 2014-11-24 08:51

중국 정부 구매세 면제 등 적극 지원
하이브리드 모델 ‘친’ 등 판매 급증
친환경차 매출 지난해의 10배될 듯
전통 내연기관차 판매 부진 걸림돌
중국 토종 자동차가 친환경 차량을 디딤돌 삼아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중국 비야디(BYD)자동차가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차량 전폭 지원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면서, 비야디가 전통 차량 부문의 부진을 딛고 ‘중국판 테슬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야디는 올해 1~10월 자사의 친환경 승용차 누계 판매량이 1만3378대라고 최근 발표했다. 대표 차종인 하이브리드카 ‘친’(秦)이 1만1175대 팔렸고 순수 전기차인 e6은 2203대 팔렸다. 더 주목할 점은 판매 증가 속도다. ‘친’의 경우 1월 673대에서 매달 판매량이 늘어나 5월엔 월 1000대를 넘어서더니 9월에는 1700대를 기록하며 1월 대비 월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야디는 올해 친환경 차량 부문의 매출이 100억위안을 돌파해 지난해 10억위안에 견줘 1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비야디의 주가는 두배 이상 올랐다.

이런 폭발적 성장 뒤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자리하고 있다. 심각한 스모그 문제로 고민중인 중국 정부는 중국을 세계 최대 친환경차 시장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베이징에 전기차 충전소 1만개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중국 전국적으로 친환경차 대수를 올해 7만대, 2015년 50만대, 2020년까지 500만대로 늘려 스모그 해결과 내수시장에서 토종차의 약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다. 중국이 비디오플레이어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디브이디(DVD) 시장으로 진입한 것처럼, 전통적 내연기관 자동차 분야에선 외국 브랜드들에 뒤처지는 중국 자동차 기업이 친환경 차량 분야에서 승부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를 구매하면, 1대당 3만5000~6만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친환경차 판매 우수업체와 도시에는 상금을 수여하고,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2016년까지 정부·공공기관이 구매하는 신차의 30% 이상을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런 조처에 힘입어 올해 들어 중국 친환경차는 상반기에만 2만5946대나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280%나 급증했다.

이에 더해 지난 9월1일부터는 1만위안을 웃돌던 구매세(차값의 8.5%)를 면제하는 정책이 나오면서, 9월 친환경차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판매가가 18만9800~20만9800위안인 비야디 친을 구매할 때 6만6500위안의 국가·지방 보조금과 1만여위안의 구매세 면세 혜택을 받으면 최저 12만위안 이하에 살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중국 친환경차 시장에선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구매 열기가 일고 있다고 <중국신문사>는 전했다.

비야디는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는 기존 e6 모델에 더해 신모델 e3와 e5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대중적으로 더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선 현재 중국 내 판매량 1위의 대표 모델인 ‘친’의 후속 모델로 스포츠실용차(SUV) ‘탕’(唐) 모델을 12월 출시한다. 이어 중국 역대 왕조들의 이름을 딴 ‘한’(漢), ‘밍’(明) 등 시리즈를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과연 중국 전기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기에 접어든 것일까. 비야디가 미국의 테슬라처럼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절대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까.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의 상황은 확실히 비야디에 유리하다. 우선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이 아직은 기술과 브랜드력이 취약한 중국 자동차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되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산 브랜드보다 중국 기업에 유리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게다가 비야디가 2003년부터 쌓아온 친환경 차량 부문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관건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 성장 가능성과 기존 가솔린 차량의 경쟁력이다. <신세기주간>은 유비에스(UBS)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비야디 친환경차의 성장 속도가 가솔린차의 하락세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전기차가 대중화하기 힘든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가솔린 차량이 여전히 비야디의 주요 성장 동력이 돼야 하는데, 비야디 가솔린 차량의 판매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엘엠시(LMC)자동차컨설팅사가 내놓은 통계를 보면, 올 1~9월 비야디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9만7956대로 지난해 기간보다 20%나 하락했다. 비경상성 손익을 제외하면 3분기 적자가 3억9000만위안에 이른다. 기술력은 향상됐지만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데다 토종 자동차에 대한 중국인들의 평가가 아직 너무 낮기 때문이다. 유비에스증권은 비야디가 친환경차 개발에 과도하게 치중한 결과 전통차 분야에서 신차 개발과 투자가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엄밀하게 보면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중국 정부의 목표처럼 2020년 500만대에 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9월 월판매량 9000대를 넘어선 중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10월이 되자 6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구매세 인하를 기다린 대기수요 때문에 착시현상이 생겼던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비야디는 내연자동차와 친환경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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