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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기아차 사드 충격…중국서 4월도 ‘반토막’

등록 2017-05-02 17:25수정 2017-05-03 10:50

중국 부진에 4월 국외 판매 14% 감소
현대차 중국 점유율 3%대로 곤두박질
준중형 SUV 등 맞춤형 신차로 돌파구 모색
“사드 파장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 갈 것”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두달 연속 저조한 판매 실적을 냈다. 중국 판매량은 3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반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진출 15년 만에 맞은 최대 위기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국내외에서 지난해 같은달보다 11.7% 줄어든 36만4225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신차 효과로 국내 판매가 1.5% 늘어났으나 국외 판매는 13.9%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역별 판매 현황이 집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 판매량이 전달 수준만큼이나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의 국외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13.9% 줄었다. 역시 ‘중국 쇼크’가 컸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국면에 따른 단기적 악재로 시간이 해결해 줄 이슈라는 관점과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상이한 시각이 존재한다. 과거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던 도요타는 당시 잃었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2년 가까이 걸렸다.

현대·기아차가 도요타의 길을 걸을 것인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영토 분쟁인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 때는 도요타 불매운동이 1년 넘게 지속했고 판매량도 5분기 연속 감소했다. 사드 문제 또한 정치외교 문제에서 비롯해 반한 감정으로 번지며 제어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결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중국에서 발생한 불매운동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뒤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사드 여파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환경 변화와 갈수록 어정쩡해지는 현대·기아차의 위상이다. 합작 생산을 통해 급성장한 중국 토종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현대·기아차를 턱밑까지 바짝 따라온 상태다. 사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도요타는 2년 만에 실적을 만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자칫 가격과 품질,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돈다. 실제로 이번 사드 사태와 무관하게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점유율은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여왔다. 현대차의 중국 점유율은 2013년 6.8%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해 지난해 5.1%로 낮아졌다. 올 들어선 3%대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각 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신차인 소형 승용차와 준중형급 스포츠실용차(SUV)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김 교수는 “중국 시장의 변화로 차종 개발과 신차 투입이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사드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대중국 전략을 체계적으로 다시 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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