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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작지만 작지않은 실용성…소형SUV ‘코로나 보릿고개’ 넘을까

등록 2020-03-15 17:34수정 2020-03-16 02:02

[자동차업계 ‘효자종목’ 올해도 재격돌]
셀토스, 시장 점유율 30% 넘어
정통 SUV를 모던하게 재해석

트레일블레이저 올초 도전장
“쉐보레 미래를 이끌 차세대 모델”

XM3 이달초 출시 이전부터 호평
준중형 크기 “세단의 편안함까지”

‘소형 SUV’ 시장 10년새 10배 커져
작년 판매량 33%↑...올해도 기대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SUV)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한때 쌍용차의 ‘티볼리’, 현대차의 ‘코나’ 등이 선점한 시장에 지난해 기아차 ‘셀토스’가 치고 나오는가했더니 올 들어 한국지엠(GM)이 ‘트레일블레이저’로, 르노삼성은 ‘XM3’로 각각 맞불을 놓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부진의 늪에서 고전하는 있는 상황에서 이 작은 체구의 차들은 끊임없이 신차를 쏟아낼 만큼 기세가 등등하다.

■ ‘셀토스’의 질주

최근 1년 새 등장한 소형 에스유브이 중 가장 주목받는 차로는 기아차의 ‘셀토스’가 꼽힌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셀토스는 가격 대비 높은 성능과 편의 사양을 앞세워 이 부문에서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까지 셀토스는 매달 평균 6천대 가까이 팔렸다. 소형 에스유브이 부문의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는 등 이 시장의 3분의 1을 휩쓸고 있다.

셀토스는 기아차가 ‘하이클래스 에스유브이’라는 개념으로 개발한 차다. 셀토스의 합세로 기아차는 소형 차급에서만 ‘쏘울’, ‘니로’, ‘스토닉’ 등 탄탄한 제품군을 구축했다. 준중형은 ‘스포티지’, 중형차급 이상에선 ‘쏘렌토’, ‘모하비’가 있다. ‘에스유브이 명가’라는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쌍용차 못잖은 라인업을 형성한 셈이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장은 “셀토스는 정통 에스유브이를 모던하고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한, 차원이 다른 하이클래스 에스유브이”라고 했다.

■ ‘트레일블레이저’의 도전

셀토스의 질주에 먼저 도전장을 낸 것은 한국지엠의 ‘트레일블레이저'다. 지난 1월 중순 출시된 이 차는 한국지엠이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 에스유브이 ‘트랙스’와 미국에서 들여온 중형 에스유브이 ‘이쿼녹스’ 사이의 차급으로 분류된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에스유브이 라인업을 강화한 모델로, 개성을 중시하는 스타일리시한 차”라고 설명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차량 개발 단계부터 생산까지 국내에서 진행되는 차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을 비롯한 첨단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신차에는 1.2ℓ 가솔린 E-터보 프라임 엔진과 1.35ℓ 가솔린 E-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복합연비는 11.6~13.2㎞/ℓ이다. 두 엔진 모델 모두 3종 저공해차량 인증을 받아 세금 감면과 공영주차장 할인 등 혜택을 받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군산공장 폐쇄 등의 진통을 겪은 한국지엠이 지난 2018년 발표한 경영 정상화 계획의 연장선에 있는 차이기도 하다. 당시 한국지엠은 “향후 5년간 15개의 신차와 부분변경 차량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지엠의 쉐보레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전략을 고수하던 한국지엠으로선 중장기 계획에 따라 국내 생산을 약속한 신차 가운데 첫 번째 차량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차량은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주도한 글로벌 모델이자 쉐보레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이라고 했다.

■ 다크호스로 떠오른 ‘XM3’

이달 초 선보인 ‘XM3’는 르노삼성이 ‘SM6’와 ‘QM6’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국내 생산 신차다. 지난달 2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았는데 고객 인도일까지 1만대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XM3’는 ‘프리미엄 디자인 에스유브이’를 표방한 차다. 엔진은 1.3ℓ 가솔린 터보 직분사인 ‘TCe 260’과 1.6ℓ 가솔린 자연흡기인 ‘1.6 GTe’ 등 두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개발한 ‘TCe 260’은 4기통으로, 르노그룹의 핵심 신형 엔진이다.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조합돼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의 성능을 낸다.

이 차를 소형 에스유브이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배기량 기준으로는 소형 차급으로 분류되지만 크기로만 보면 한 단계 위의 준중형 차급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차체 길이(4570㎜)는 지금까지 나온 소형 에스유브이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길뿐 아니라 웬만한 준중형 에스유브이보다 길다. 현대차 ‘투싼’에 견주면 너비는 30㎜ 좁지만 길이는 90㎜, 휠베이스(차축간 길이)는 50㎜가량 더 길다. 동급에서 가장 낮은 차체 높이(1570㎜)와 가장 높은 최저지상고(186㎜)로 미끈한 ‘쿠페’를 연상케한다. 복합연비는 13.7㎞/ℓ로 동급최고 수준이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기존의 차급을 뛰어넘는 크기로 ‘세그먼트 파괴자’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SM’ 시리즈의 일부 라인업이 사라지고 내수 판매가 위축된 르노삼성으로선 ‘XM3’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가격과 최신 성능을 앞세워 준중형 차급 시장까지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르노삼성 쪽은 잔뜩 고무돼있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은 “뛰어난 연비와 편의사양, 차별화한 하이테크 인테리어에 가격경쟁력까지 더했다”며 “에스유브이의 장점과 세단의 편안함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에게 최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10년 만에 10배 커진 시장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가세로 올해 소형 에스유브이의 재격돌은 불가피해졌다. 소형 에스유브이 열기는 지난 2013년 한국지엠이 ‘트랙스’로 불씨를 지핀 뒤 2015년에 쌍용차가 ‘티볼리’로 달군 바 있다. 뒤늦게 소형 에스유브이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해 판도가 바뀌긴 했지만 어쨌든 현대·기아차가 가세하면서 이 시장은 절정을 맞고 있다. 현대차의 ‘코나’, ‘베뉴’와 기아차 ‘니로’, ‘스토닉’ 등을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소형 에스유브이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소형 에스유브이 선호 현상은 작지만 중형 못지 않은 주행 성능과 감성적인 디자인, 합리적 가격 등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이 시장을 두고 차 업계에선 ‘작지만 작은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소형 에스유브이는 침체된 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그 누구도 무시 못 할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차종 가운데 성장세는 유난히 가파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소형 에스유브이는 22만5천여대가 팔려 전년(16만9천여대)보다 판매량이 33% 늘었다. 10년 전에 견주면 수요가 무려 10배 넘게 커졌다.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도 이 시장은 지난해 대비 20~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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