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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쇼핑 재미까지 사라진 ‘면세점 찬스’…일부 상품은 역전현상도

등록 2022-09-14 15:03수정 2022-09-15 02:51

원-환율 1400원 육박…13년여 만에 최고
고환율에 면세업계와 소비자 모두 ‘울상’
담배·화장품 등 일부 품목 백화점가 ‘역전’
6일부터 한도 800달러 상향에도 전전긍긍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이 환율 보상 이벤트에도 고객들이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이 환율 보상 이벤트에도 고객들이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발리로 여행을 가기 전 면세점 쇼핑에 들떴던 정아무개(37)씨는 지난 12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 미리 들렀다가 실망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두 번이나 취소했던 여행이라 쇼핑 목록을 빽빽하게 작성했지만, 실제론 면세점에서 살 게 없었던 탓이다. 정씨는 “환율이 워낙 폭등해서 백화점 정가와 면세점 판매가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백화점에서 9만9천원짜리 바디워시와 바디스크럽 세트가 면세점에선 약 9만7천원으로 겨우 2천원 차이였다”며 “2천원 아끼자고 굳이 무거운 짐을 들고 여행할 이유가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잦아들고 일상회복 분위기 속 국외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였던 면세점 업계가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아 울상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등 13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으면서 일부 상품의 경우, 시중가와 면세점가의 역전현상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이 환율 보상 이벤트에도 고객들이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이 환율 보상 이벤트에도 고객들이 발길이 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14일 원-달러 환율은 3년5개월 만에 1390원 선을 돌파했다. 장중 상승 폭이 19원을 넘기도 했다. 이에 ‘면세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격이 치솟으며, 담배와 일부 외국 브랜드 화장품 등은 면세가가 더 비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궐련형 전자 담배의 경우, 면세가가 한 보루에 34달러인데, 환율(14일 면세점 환율 1381.20원) 적용 시 4만6960원으로, 시중 판매가 4만5천원보다 오히려 비싸다. ‘갈색병’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 나이트 세럼의 경우에도 17만5412원(127달러)으로 백화점가 17만5천원보다 되레 비싸다. 여행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는 “면세가랑 백화점가 차이가 없어 국외여행 시 쏠쏠한 재미를 줬던 ‘면세점 찬스’가 사라졌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 다이궁(보따리상) 등 외국인 고객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고환율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국 봉쇄 등으로 중국 손님의 발걸음이 끊긴 상태”라며 “달러를 원화로 환산한 상품 가격이 시중 백화점보다 높은 경우까지 발생해 내국인 소비자까지 면세점 쇼핑을 줄일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환율이 치솟자 롯데면세점은 환율보상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 제공
환율이 치솟자 롯데면세점은 환율보상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면세점 제공

면세점 업계는 지난 6일 면세 구매 한도 800달러 상향 조정에 맞춰 각종 프로모션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나마 면세점 메리트가 남아 있는 주류가 1병에서 2병으로 한도가 상향된 점을 겨냥해 대대적인 주류 할인 행사를 펴는 한편, 고환율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보전해주는 ‘환율보상정책’까지 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매장 기준 환율이 1350원 이상일 경우,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환율 보상 증정을 포함해 롯데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297만원 상당의 엘디에프 페이(LDF PAY)를 증정하는 행사를 다음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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