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발 물가 충격의 여파로 장중 달러당 1395.5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마감됐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원-달러 환율이 1390원도 돌파했다. 오전 9시40분 현재 1395.20원으로 전일 대비 21.60원 올랐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23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고점을 높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간밤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3%(전년 대비)로 시장 전망치(8.0%)을 상회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강한 긴축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간밤에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지수였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 지수(헤드라인 지수)가 7월에 비해 소폭 둔화됐음에도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8월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는 6.3%로, 7월 5.9%보다 다시 높아졌다. 지난 3월 6.5%에서 4월 6.2%, 5월 6.0%, 6월 5.9%로 점차 낮아지는 단기 추세를 보여온 근원 소비자물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비록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높은 물가 수준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8월에 0.6% 올랐다. 5월 0.6%, 6월 0.7%에서 7월 0.3%로 떨어져 물가 진정 기대감을 낳았으나 그런 안도감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재차 급등세로 돌아선 셈이다. 이처럼 미국 물가가 높은 수준을 당분간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지면서 글로벌 달러 초강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되고, 이에 따라 우리 환율도 약세(원화 가치 하락)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예상이 이날 외환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삽시간에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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