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2주 앞둔 8일 오후 서울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정부지로 솟은 물가,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얼마나 들까?’
밥상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나물·육류·가공식품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5~6일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류, 견과류, 나물류 등 차례상 물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25만4300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4만290원에 견줘 5.8%(1만4010원)가 상승한 액수다.
물가협회에 따르면, 조사대상 29개 품목 가운데 22개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배·곶감 등 하락 품목은 6개에 그쳤다.
사과는 생산량은 증가했지만 고품질 물량이 많아지며 상품 5개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8.5% 오른 1만5940원이었다. 대추(400g)는 7880원으로, 지난해보다 4%가량 올랐다. 한파와 폭설로 생산량이 감소한 나물과 채소류 가격도 상승세였다. 시금치(400g)는 지난해에 견줘 무려 40.5% 오른 3190원, 고사리(400g)는 6.5% 상승한 3440원, 흙대파(1㎏)는 25% 오른 2900원에 판매됐다.
닭고기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학교급식과 외식소비 증가, 카타르월드컵 특수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생닭 3마리(3㎏)가 2만2320원으로, 지난해 대비 24.5% 올랐다. 계란 역시 특란 한 판 기준으로 작년 대비 6.4% 오른 7160원에 거래됐다.
쇠고기는 국거리용 양지(400g), 산적용(600g)이 각각 1만9750원, 2만7630원으로, 작년보다 9.2%, 6.8% 상승했다. 수육용 목 삼겹(1㎏)은 작년보다 15.7% 오른 2만1850원이었다. 조기(1마리)와 북어포(1마리)는 모두 5320원으로 각각 18.8%, 1.9% 올랐다. 밀가루(3㎏) 역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며 작년보다 41.9% 오른 5490원을 기록했다.
반면, 배는 지난 추석 거래량 감소로 재고가 많아져 상품 5개 기준으로 10.5% 하락한 1만8130원에 판매됐다. 밤(1㎏)은 8130원, 곶감(10개)은 1만1130원으로, 각각 작년 대비 7.1%, 24.6% 하락했다.
물가협회 쪽은 “정부가 설 수급 안정 대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설이 예년보다 이른데다 고기·닭·계란 등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 상승 폭을 보이는 점을 볼 때, 체감 물가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