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단축영업 언제까지?…소비자단체 “1시간 원상복구하라”

2021년 7월부터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 단축
소비자단체협 “거리두기 끝났는데…소비자 권익 침해”

서울 여의도 케이비(KB)국민은행 모습. 연합뉴스

“오후 3시30분에 문 닫으면, 은행 볼일 보려면 반차 내라는 말인가요?”

직장인 이아무개(37)씨는 대출 관련 볼 일 때문에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데, 은행이 오후 3시30분만 되면 문을 닫아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점심을 거르고라도 방문하고 싶지만, 연초라 외부 약속이 많으니 그마저도 어렵다. 이씨는 “예·적금은 비대면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대출은 꼭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데, 3시30분에 문을 닫으면 직장인은 어쩌라는 말이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가 언젠데, 은행만 배짱영업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시중 은행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이 끝났음에도 1년5개월 이상 단축영업 체계를 유지하고, 케이비(KB)국민은행 등이 일부 특수점포의 점심시간 영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은행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단체도 은행 영업시간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1일 “은행 영업시간을 원래대로 1시간 늘리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지난해 4월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대면·비대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은행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 침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이어 “은행은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는 영업시간 단축을 철회하고 정상화하라”며 “금리 상승으로 역대급 수익을 기록하고도 업무 편의와 은행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권익을 외면하는 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은 2021년 7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내세워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영업시간을 오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한 시간 줄인 뒤 지금까지 단축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