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배달플랫폼노동조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 조합원들이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오토바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특수가 끝나고 배달앱 이용자 수가 급감하면서 배달앱들의 사활을 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 한정했던 멤버십 할인 적용 지역을 확대하고,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묶음배달을 지방까지 확장하는가 하면, 기존 서비스에 더해 중복할인까지 되는 쿠폰을 무제한 발행하는 등 ‘배달앱 전쟁 2라운드’가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최근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시범 서비스를 서울 18개 구로 확대했다.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관악구를 시작으로 2주 만에 영등포구·동작구·금천구·강동구·구로구 등으로 적용 지역을 12개 구로 늘린 데 이어 이번 주 들어서는 은평구·서대문구 등 18개 구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월 4990원의 이용료를 받고 무제한 로켓배송·무료 반품·쿠팡플레이 이용 등의 혜택을 주는 서비스인데, 여기에 쿠팡이츠 할인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혜택 연동을 통해 배달비 절감 효과를 내 1100만명에 이르는 쿠팡 와우 회원을 잠재적인 쿠팡이츠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쿠팡이츠가 ‘와우할인’ 지역을 서울시 18개 구로 늘렸다. 쿠팡이츠 갈무리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 역시 맞대응을 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관악구를 시작으로 주문을 2~3개씩 묶어서 배달하는 ‘알뜰배달’을 시작했는데, 3일부터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시, 대구 달서구·남구·서구·중구·수성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배민 쪽은 “기존 ‘배민1 한집 배달’과 일반 배달의 장점을 합쳐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는 2000원 수준을 낮추고, 묶음 배달하는 기사의 실시간 이동 경로와 예상 도착 시각도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더했다”고 설명한다. 배민은 알뜰배달과 함께 쿠팡이츠에 대항해 한집배달은 물론 알뜰배달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3천 원어치 할인쿠폰’을 계속해서 발행하고 있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17일부터 이용자가 배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배달’ 기능을 도입했다. 맞춤배달은 요기요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익스프레스 배달과 배달 대행업체, 가게 자체 배달 등 이용자가 소요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원하는 배달 형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요기요는 이에 더해 3일부터 “구독서비스인 ‘요기패스’(월 9900원의 구독비를 내면 3만원 이상 할인혜택)와 중복적용이 가능한 ‘무제한 3천원 할인쿠폰’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지역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영등포구·구로구 등이다.
배민은 3일부터 인천·경기·대구 일부 지역으로 ‘알뜰배달’을 확대했다. 더불어 3천원 무제한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배민 갈무리
이렇게 비용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배달앱 1~3위 업체가 경쟁적으로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배달비를 낮추는데 골몰하는 것은 배달앱 이용자 수가 크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6조36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8%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폭 감소다. 월별로 따져도 지난해 7월(-5.0%) 이후 지난 3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 3월 감소율은 13.0%로 역대 최대다.
신규 사업자들의 도전도 거세다. 지난해 2월 ‘배달료 0원·최소 주문금액 7천원’을 내세우며 등장한 ‘두잇’은 서울 관악구 4개 동에서 사업을 시작해 1년여 만에 지역 인구 기준 가입률 20%를 달성하는 등 맹추격에 나섰다. 여기에 서울시가 다음 달 중으로 공공배달 플랫폼인 ‘서울배달 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달 중개 수수료를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민관협력 방식으로 추진하는데, 기존 배달앱인 땡겨요·위메프오·먹깨비 등 기존 7개 배달앱과 협력하는 방식이다. 중개 수수료는 2% 이하 수준이다.
요기요 역시 ‘맞춤배달’에 이어 3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 요기요패스와 중복할인이 가능한 3천원 무제한 쿠폰을 제공한다. 요기요 갈무리
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가 끝난 이후 배달앱 시장이 정체 또는 축소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업주들과 소비자들이 ‘비싼 수수료’와 ‘비싼 배달비’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이러한 부담을 낮추면서 서비스의 질까지 개선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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