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전기료에 놀란 가슴 태양광 발전으로 푼다?
직장인 김희연(35)씨는 최근 태양광 충전 기능을 가진 보조 배터리를 구입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유에스비(USB)로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김씨는 “두 살 된 아이 때문에 사실상 24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고 살았다. 8월 전기료가 걱정돼 전기를 쓸 수있는 제품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생각에 태양광 배터리를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반신반의 했는데,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집 안의 가전제품을 가동할 수 있는지도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폭염 전기료’ 걱정을 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발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는 실제 관련 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에스케이(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가 2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7월 2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태양광 패널 판매가 8배(715%) 증가했다. ‘태양광’이란 키워드의 검색 횟수도 1만3892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5% 늘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11번가 신용대 리빙팀 매니저는 “과거 캠핑 등 아웃도어용으로 팔리던 태양광 에너지 관련 제품을 올해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며 “여름 폭염으로 인한 전기료 걱정 탓에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오픈마켓 사정도 비슷하다. 이날 옥션에 따르면, 같은 기간 태양광 패널(120%)과 태양열 선풍기(123%) 판매가 늘었고, 지마켓에서도 태양광 센서등이 7배(643%)나 뛰는 등 태양광 관련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옥션 디지털실 김충일 실장은 “연이은 폭염으로 에어컨 가동이 급증하며 누진제에 따른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태양광을 이용한 제품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태양광 관련 제품들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은 스마트폰 충전 등 간단한 용도의 사용을 넘어 본격적인 가정용 사용도 가능한 상황이다. 태양광 패널이 크고 무거웠던 과거에 비해, 얇고 가벼워진데다 효율도 좋아졌고, 그만큼 가격도 내려갔다. 오픈마켓에선 10만~20만원대 패널도 많이 팔리고 있다. 이들로 전기를 만들어 가전제품 사용 때 활용하려면, 패널 외에 컨트롤러, 충전 배터리, 인버터 등이 필요하다. 컨트롤러는 배터리에 공급되는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장치이고,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하는 용기다.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전기(DC)를 가정용 교류전류(AC)로 바꿔주는 구실을 한다. 모두 100만원 이내면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전기공사여서 전문 업체에 맡겨 시공하는 게 맞다.
서울에너지공사 태양광지원센터의
‘햇빛마루’ 사업을 통해서도 설치할 수있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어 저용량 발전(260W)의 경우 자기부담금 17만원이면 가정용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 260W는 900ℓ짜리 양문형 냉장고를 한 달, 벽걸이형 에어컨을 매일 1시간 가동할 수 있는 전기량이며, 월 평균 5360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서울시 쪽은 설명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