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유행’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내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소비자 심리지표가 7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는 등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호조세와 고용 개선 흐름이 이어졌으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지난달에는 ‘4차 유행’으로 인해 4개월 만에 ‘내수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은 지표상 개선세가 이어지는 등 타격이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지난달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7.9% 늘어나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백화점 매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6.5% 늘어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액은 45.9% 늘었고 할인점 매출액도 9.5% 늘었다. 앞선 코로나19 대유행 때와 달리 이동량 감소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데다 온라인 소비가 많이 늘어나는 등 경제 주체들의 소비 행태가 코로나에 적응하고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3.2로 전월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7개월 동안 이어진 오름세도 끝났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휴가철이 겹치면서 과거 확산기만큼은 아니었지만 대면서비스업종의 카드 매출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피해가 대면서비스업에 보다 집중된 모습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여섯달 째 언급됐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등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및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 대응 하에 경제 충격 최소화 및 경기 회복세 유지에 총력 대응하는 한편, 선제적 물가 관리 및 민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라 지난 4월부터 2%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유가는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합의 지연과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바이유는 7월 배럴당 72.9달러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629원으로 전월(1577원)보다 올랐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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