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주류 수입액이 11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였다. 와인 수입이 급증하며 처음으로 맥주를 제치고 주류 수입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30일 “지난해 주류 수입이 전년 대비 8.2% 증가해 11억2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며 “와인 수입이 늘면서 전체 주류 수입을 견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3억3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수입량으로 치면 1년 전보다 23.5% 증가한 5400만 리터로 약 7300만병에 이른다.
‘와인 열풍’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7월 와인 수입액은 이미 3억2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4%나 급증했다.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연간 수입규모를 7개월 만에 따라잡은 것이다. 와인 최대 수입국은 프랑스로 올해 1∼7월 수입 비중은 31.2%나 됐다. 미국(16.7%), 이탈리아(15.6%), 칠레(14.2%), 스페인(7.6%)이 그 뒤를 이었다. 와인의 종류로 보면, 레드와인이 전체의 65.6%로 가장 많았고 화이트와인(17.8%)과 스파클링 와인(14.1%) 순이었다.
그동안 주류 수입 1위를 차지했던 맥주는 2018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국산 수제 맥주’의 인기가 높아진 덕분이다.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1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나타낸 뒤 해마다 줄고 있다. 2019년에는 2억8100만 달러, 2020년엔 2억2700만 달러였다. 올해 1∼7월 역시 전년동기대비 4.8% 감소하며 1억3천만 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맥주 수입이 최근 2년 동안 급감한 영향도 크다. 지난 2018년만 해도 일본 맥주는 전체 맥주 수입액의 25.3%를 차지하며 1위 수입국이었지만, 지난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수입 비중이 2.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양주 수입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집에서 즐기는 주종이 다양해지며 고급 주종의 수요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양주 수입액은 1억3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6% 줄었으나, 올해 1∼7월은 96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8.1%나 상승했다. 올해 위스키의 경우는 수입량은 1.3% 감소했는데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수입액은 48.9% 증가했다.
우리나라 주류 수출은 수입과 견주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과일 소주’ 등 소주·혼성주가 강세를 보인다. 지난해 소주·혼성주 수출액은 1억4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올해 1∼7월 수출액도 1년 전보다 56.6%나 증가한 1억 달러를 나타냈다. 소주·혼성주 수출은 일본이 35%로 가장 많았고, 중국(17%), 미국(13%) 순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아시아와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모든 대륙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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