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완만한 경기 회복세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발간한 ‘9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강화된 방역조치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제조업은 대내외 수요가 양호해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고, 서비스업 역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지난 6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4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두 달 만에 평가를 뒤집어 지난 8월부터는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경기 회복세를 주도했던 수출은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수출은 1년 전보다 34.9% 증가해 전월(29.6%)보다 늘었지만, 실제 조업일수를 고려해 일평균 수출액으로 따져보면 8월 증가율은 29%로 전월(32.2%)보다 소폭 축소됐다. 무역수지도 16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월(36억5천만 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심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도 제조업은 지난 5월 95, 6월 98, 7월 101까지 상승했으나, 8월에 96으로 내려앉더니 9월에는 94로 또 소폭 하락했다.
대면서비스업은 ‘4차 유행’의 영향으로 부진이 심화했지만, 도소매업과 금융·보험업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주요 대면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7.5% 감소해 전월(-0.6%)보다 감소폭이 커졌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역시 2% 증가해 전월(12.2%)보다 둔화했다. 하지만 도소매업(3.8%→6.1%)과 금융·보험업(9.9%→7.4%)에서는 증가세가 유지됐다. 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3.2)보다 0.7포인트 하락한 102.5를 나타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