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던 물가 역시 상방 압력이 강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개선 흐름을 이어갔으나,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4차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7월부터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어 지난 8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내수 불확실성 지속’을 언급했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백신 접종 확대 등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실물지표 개선세가 다소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경제 충격 최소화 및 경기 회복세 유지를 위해 상생국민지원금 등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안의 속도감 있는 집행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내수는 ‘지표상’으로는 대체로 양호한 흐름이다. 지난달 카드 국내승인액은 1년 전보다 7.2% 늘어나 7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백화점 매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14.4% 늘어 7개월 연속 증가했고, 온라인 매출액은 37.4% 늘었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2.5% 줄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심리 위축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2.5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7개월 동안 이어졌던 오름세도 끝나고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도 7.1% 줄어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다. 정부는 “8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온라인 매출액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승용차 판매·할인점 매출 감소·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해 5개월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1.8%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소비자물가는 당초 예상보다는 물가 상방 압력이 좀 확대되고,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6월 전망 당시보다 여건은 조금 안 좋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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