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까지 정부가 받지 못한 국세 누계체납액이 9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0%는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행방불명 돼 사실상 받기 어려운 상태다.
국세청이 29일 발표한 ‘3차 국세통계 수시공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까지 징수하지 못한 국세 누계체납액은 98조7367억원이다.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5년(5억원 이상은 10년)이 지나지 않은 체납액이다. 전체 체납 인원은 123만5884명에 이른다.
누계체납액은 징수 가능성이 커 국세청이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인 ‘정리 중 체납액’과 사실상 징수가 어려운 ‘정리보류 체납액’으로 나뉜다. 정리 중 체납액은 누계체납액의 10.1%(9조9406억원)에 그친다. 나머지는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행방불명 돼 사실상 징수가 어려운 ‘정리보류 체납액’이다. 누계체납액의 89.9%에 이르는 88조7961억원 규모다. 국세청은 정리보류 체납액을 전산관리로 전환한 뒤 주기적으로 확인해 재산이 발견되면 강제징수를 진행한다.
누계체납액 대부분은 10억원 이상 세금이 밀린 ‘고액체납자’ 몫이다. 전체 체납 인원 가운데 체납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는 1만3658명(1.1%)인데, 이들의 체납액은 누계체납액의 44% 수준인 43조6713억원에 이른다. 10억원 이상 체납자 1명 당 평균 체납액은 약 32억원에 이르고, 1명 당 평균 체납 건수 역시 10.4건으로 가장 많았다. 100억원 이상 초고액(상습)체납자 25명의 체납액만 6946억원이다. 1명 당 평균 278억원 꼴이다.
가장 체납 규모가 큰 세목은 ‘부가가치세’였다. 지난 6월 말 기준 체납된 부가가치세는 26조6124억원으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소득세 21조8892억원(30.1%), 양도소득세 11조8470억원(16.3%), 법인세 8조4959억원(11.7%) 순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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