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상품들. 연합뉴스
기름값, 식료품 가격, 전·월세 등이 일제히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6개월째 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는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애초 1.8%에서 2% 안팎으로 수정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2.5% 올랐다. 연중 최고치(2.6%)를 찍은 지난 7월과 8월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내렸지만, 4월(2.3%) 이후 반년째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미 올해 1∼9월 누계로 보면 1년 전보다 2% 올라 물가안정목표치에 이르렀다.
기재부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1.8%로 전망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겠다”며 “한 2% 전후 수준으로 (전망)하는 것이 차선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미 한국은행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2.1%로 수정한 바 있다. 전망대로라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를 넘게 된다.
1년 전보다 22%나 뛴 석유류 가격은 이번에도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8월 60달러대로 진입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9월에 다시 72.6달러로 올라섰다. 가공식품 출고가도 오르면서 공업제품은 3.4% 상승해 2012년 5월 이후 최대 오름폭을 나타냈다. 개인서비스도 2.7% 올랐다. 전세는 2.4% 올라 2017년 11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월세는 지난 8월에 이어 두달 연속 0.9% 올랐는데 2014년 7월 이후 7년 2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올해 상반기 내내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던 농·축·수산물은 지난 7월부터 상승세 둔화가 나타나며 지난달에는 3.7% 오르는 데 그쳤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1.9%로 201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골라서 작성해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도 3.1% 올라 5개월째 3%대 오름폭을 이어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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