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100명당 6명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20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부모 한쪽이 외국인·귀화자거나 부모 모두가 귀화자인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 수가 1만6421명으로 1년 전보다 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출생아 수는 2012년 2만29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세였지만, 전체 출생아 가운데 다문화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4.5%)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해 처음으로 6%에 이르렀다.
저출산 흐름 속에서 둘째·셋째아를 낳는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다문화 출생아 10명당 1명꼴로 셋째아 이상인 점도 눈에 띈다.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 가운데 첫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7.5%, 둘째아는 31.5%, 셋째아 이상은 11%였다. 다문화 출생아 가운데 셋째아 이상의 비중은 10년 전인 2010년 5.6%에서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부모 모두 (출생 기준)한국인인 가정의 출생아 가운데 셋째아 이상의 비중은 2010년 10.9%에서 2020년 8.1%로 줄었다.
지난해 부부 한쪽이 외국인·귀화자거나 부부 모두가 귀화자인 다문화 혼인의 건수는 1만6177건으로 1년 전보다 34.6%나 급감했다. 다문화 혼인 건수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3만6629건에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6년(2만1709건)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 2019년(2만4721건)에는 전체 혼인 가운데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3%로 2010년(10.8%)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다문화 혼인 건수와 비중 모두 크게 감소했다.
다문화 혼인의 유형은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전체의 66.4%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결혼은 18.7%, 부부 모두 또는 어느 한쪽이 귀화자인 경우는 14.9%였다. 다문화 혼인을 한 남편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45살 이상이 28.6%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귀화자 여성의 혼인으로 한정하면 남편이 45살 이상인 경우가 33.4%까지 올라갔다.
반면 다문화 혼인을 한 아내는 20대 후반이 26%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다문화 혼인을 한 여성 가운데 4.3%는 19살 이하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0년 11.1%에 이르렀으나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귀화자 여성으로 한정해 보면 19살 이하 비중은 5.3%로 늘어난다. 부부 모두 한국인인 혼인에서 아내가 19살 이하인 경우는 0.4%에 불과하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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